기록학자가 전해주는 생각 노하우
책모임이 3년 차에 접어들자 책을 읽고 내용을 쓰는 시간이 힘겹게 느껴졌다. 손목이 아프게 책 내용을 쓰지 않고 좀 더 효율적으로 기록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 보았다. 달마다 2권의 책을 읽는 것도 힘든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어떻게 기록을 하는지 궁금해서 다른 사람들의 기록 노하우를 찾아보았다.
기록학자 김익한
김익한 교수는 서울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유학 후 돌아와서 명지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금은 책 쓰기와 온라인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분이다. 100만 유튜버는 아니지만 <중년의 삶도 행복할 수 있다> <천재들의 책 읽기 비법>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유튜버이기도 했다. 3가지로 정리하면서 말하듯이 쉽게 전해주는 영상에 빠져서 여러 편을 보고 실천도 해 보려고 기록해 두었다.
마인드 박스
대구 교사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및 오프라인 연수를 진행하다고 해서 연수를 신청했고 책을 받아 읽게 되었다. 마인드 박스라면 생각주머니? 기록해서 생각을 키우자는 뜻일까? 어떤 내용을 책에 담았을까? 궁금해하면서 찬찬히 읽어보았다. 저자는 4종류의 인생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질문별로 4종류의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각 주제별로 생각을 키우다 보면 우리의 마인드 박스를 확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하나씩 읽다 보니 저자 특유의 귀에 쏙 들어오는 설명에 감탄사를 연발해 가며 기록해 가며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4번 질문이 기억에 남았다.
환대
현대사회는 다양성이 강조되고 하나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경향은 줄어들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 개인의 특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다양성의 의미는 무엇일까. 흔히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다양성의 뜻을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 단순히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므로 그들의 어려운 점을 이해하고 선의를 베푸는 것이다. 일종의 환대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공동체라고 생각하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학교나 직장에서 그룹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를 떠올려 보자. 프로젝트의 목적을 이루려면 일단 실력 있는 팀원들을 모집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인지하고 자율적으로 프로젝트의 성취를 향해 성실하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기 프로젝트라면 도중에 팀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다른 팀원들이 빈자리를 메워가면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교육청 지원을 받아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처음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것이라 부담이 되기도 하고 대표자로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해 가면서 동료 교사들과 질문을 공유하고 직접 만나서 토론을 진행하는 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책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개인 사정으로 빠지는 회원이 있어도 매월 운영하는 독서모임이 부담스럽지 않다. 우리 팀 선생님들이 얼마나 모임을 아끼고 한 팀으로 소속감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독서토론에 참여하는지 그 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금 부족해도 서로 따스하게 반응하고 격려해 주는 그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마인드 박스를 읽다 보면 삶의 여러 순간들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인생의 힘든 과정을 겪고 있어도 괜찮다.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의 쉬운 설명으로 풀어놓는 책을 읽다 보면 따스한 환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힘을 얻었다면 다시 인생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