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은 대학에서 30년 동안 글쓰기, 문학, 환경 연구 등을 가르친 셀레 리드 교수가 처음으로 쓴 작품이다. 50대의 인생 경험과 연구 노하우를 담아 12년 동안 정성껏 쓴 책은 출간 전 원고 공개 시 이미 17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고 정식 출간 후에는 34개국에 수출되었다. 선데이타임스의 베스트셀러, 가디언의 추천도서 등 세계 유명 언론매체의 관심을 받았고 현재 영화화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책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소설로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앵무새 죽이기>와 함께 언급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인디언 출신인 윌슨 문과 3대째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가문의 빅토리아는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죽어가는 동물도 살려내는 윌슨 문의 따스한 인성과 인생에 대한 통찰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 미국남부의 인종차별 관습은 너무도 뿌리 깊은 것이라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비극적 결말을 맺게 된다.
예측할 수 없이 닥쳐온 가족의 불행 앞에서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성장해 가는 빅토리아와 달리 남동생 세스는 곤충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물건 던지기, 욕설 등의 반사회적 태도를 보인다. 뇌에서 우리의 사고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남자는 25세, 여자는 20세까지 발달한다.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질문을 하며 가족, 친구 때로는 자신과 대화를 지속하는 것은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세스도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10대를 보냈더라면 그릇된 행동을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고력을 높이는 7가지 질문 유형이 있다. 소설 내용과 관련해서 질문의 유형을 생각해 보면 쉽게 기억해서 삶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억 질문>
윌슨 문은 어떻게 죽어가는 강아지를 살렸는가?
<이해 질문>
윌슨 문이 경험한 부당한 대우는 어떤 것이 있는가?
<활용 질문>
소수 약자에 대한 차별은 한국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
<분석 질문>
소수 약자를 차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평가 질문>
소수 약자를 차별하는 것은 타당한 일인가?
<창의 질문>
약자에 대한 차별이 지속된다면 어떤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성찰 질문>
내가 갖고 있는 소수에 대한 차별 인식은 어떤 것이 있으며 타당한 것인가?
세스도 25세까지 가족과 소통하며 사고력을 발달시켰다면 끔찍한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들어 일어나는 묻지 마 살인 등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꼭 필요하다. 지속적인 대화로 소통하면서 높아진 사고력은 아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거센 인생 풍파에 맞설 힘을 갖추도록 해 준다.
<앵무새 죽이기>처럼 소수에 대한 차별을 소재로 삼아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책이 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는 1970년대까지 미국 남부 우생학 위원회에서 흑인여성을 강제로 불임화시킨 내용이 실려 있다. 1950년대 에밋 사건, 버스 보이콧 사건 이후에도 흑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은 지속되어 왔고 2020년에도 흑인 청년 플루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함께 살아가지 못하고 강자와 약자를 구분해 차별하는 사회에서는 편견 없는 사람들까지도 차별, 증오 범죄에 휘말려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빅토리아 역시 인디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소중한 연인 윌슨 문을 잃었다. 소수의 약자를 포용하는 사회,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살았다면 어린 아들을 남의 손에 맡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약자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나와 다른 존재, 약자를 배척하고 차별하는 사회 풍조를 바꾸려면 우리는 공동체 의식을 높여야 한다. 친한 사람이 아니니까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차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모두가 소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서로 소통하면서 지구 온난화 등의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인디어 속담처럼 우리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 서로 존중하고 함께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