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니 아침이 되었어. 창 밖은 초원. 전날과 달리 황토색보다는 초록색으로 덮여있었어. '카파도키아 근처를 벗어나니 이런 풍경이구나' 하며 또 다른 신기함을 느꼈지.
이내 도심으로 보이는 곳이 멀리서 보였어. 그러다 큰 독일차 매장 앞에 정차하는 거야. '우리 터미널에 정차하는 거 아냐?'라고 친구에게 묻자 '우리 여기서 내리는 거 같아' 해서 헐레벌떡 내렸지. 다행히 여기서 절반 이상 하차해서 급했던 마음과 달리 여유로웠어. 심지어 내려서도 한참 기다렸어.
기사께서 짐을 다 내려주시는데, 아마 본인 짐이 아닌 것들을 들고 갈까 봐 확인하고 주시는 거 같았어. 다행히 내 캐리어를 받았지. 내 캐리어는 새빨간 천 캐리어라서 헷갈릴 수가 없거든. 동생 말로는 외국인들이 남의 캐리어를 잘 들고 간다고 해서 튀는 캐리어가 좋다며 이걸 줬어. 동생 말대로 엄청 편하더라고, 멀리서도 '내꺼다' 할 수 있거든.
버스표 예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 관광지 맞나 싶었어. 평범한 마을 입구 같았거든. 그러다 벤 하나가 도착했어. 대부분 사람들은 마을로 들어갔고 우리와 함께 몇 명만 그 벤에 탔어. 관광지를 연결시켜 주는 무료 셔틀 같은 거래.
출발 후, 목적지에 금방 도착했어. 그리고 내려준 곳 앞에 휴게소 같은 작은 시설을 친구가 보고는 표를 예매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또 버스 타야 되냐고 물었더니, 그렇긴 한데 여기서 머물다가 갈 거라고 했어. 그러면서 손으로 앞에 있는 산을 가리켰어. '와! 머지 소금으로 덮인 거 같은 저 하얀 산은??' 여기는 덥고 킬리만자로처럼 높은 산이 아니니까 눈 일리 없지. 반짝반짝 빛이 반사되는 게 마치 소금 같았어.
그리고는 친구가 휴게소 같은 곳으로 가서 표를 예매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니 여기가 아니래. 더 걸어가야 한데. 그래서 짐을 들고 메고 걸어가는데 엄청 힘들더라. 아픈 몸에 잠을 자는 듯 마는 듯했으니 그럴 수밖에. 그래도 소금산을 보면서 친구랑 이야기하며 걸어가서 견딜만했어.
도로가를 한참 걸어가다 마을로 들어갔어. 카파도키아에서 처럼 멀리 여행사 같은 곳이 보였어. 이번에는 버스 회사가 아니라 여행사가 맞았어. 그곳으로 들어가자 여행사와 게스트 하우스를 합쳐 놓은 거 같았지. 안에는 투어 상품 광고가 벽에 도배되어 있다시피 했고, 상품 상담도 하고 있었고, 무료 와이파이도 제공하고, 짐까지 보관해주고 있었거든.
친구가 카운터로 가서 목적지를 말하고 표를 예매하는데, 문제가 있어 직원과 한참 이야기하는 거야. 시간문제로 친구가 계획했던 것과 달랐던 거 같아. 그래서 바로 소금산으로 가지 못하고 와이파이로 검색을 이것저것 해보고는 '우리 여기 얼마 못 있을 거 같다'라고 했어. '뭐야, 자고 가는 줄 알았더니 오늘 또 움직이는 거였어?' 그리고 표를 예매하고 직원에게 짐을 맡기고 나왔어.
그전에 나 보고는 갈아입을 옷을 챙기라고 했어. 물에 들어갈 거라고. '우리 하얀 소금 산 가는 거 아냐?' 했더니, 맞는데 그곳에는 천연 수영장이 있다는 거야. 난 몸살을 보내야 해서 물에 안 들어갈 거라 선글라스만 챙겨서 올라갔지. 하얀색에 반사된 햇볕에 익고 싶지 않았거든. 당연히 선크림도 듬뿍 바르고 말이야. 하얀 피부가 빨갛게 익는 순간 난 정말 여행을 포기해야 할지도 몰라.
파묵칼레 입구
녹지 않는 하얀 산
감탄과 함께 입구에 들어서자 역시나 선크림은 탁월한 선택이었어. 하지만 카메라를 두고 온 것을 크게 후회했지. 이런 경치는 DSLR로 남겨야 하는데, 폰으로만 찍어야 하다니 안타까웠어.
여기는 그렇게나 유명하다는 파묵칼레였어. 입구에 도착하니 하얀 바닥에 정상에서 내려온 투명한 물이 흐르는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했어. 돌아가서 카메라를 가져올까 싶었지만 그러면 족히 30분은 걸릴 거 같았지. 아파서 걸음이 굼벵이였거든. 여기에 얼마 있지도 못한다는데 30분을 낭비할 수는 없었어. 그냥 폰과 홍채에 가득 담아 두리라 마음먹고 계속 올라갔지.
지금도 그때라도 카메라를 들고 왔어야 하나 싶어. 그땐 '또 오면 되지'라고 다독였지만 지금 파묵칼레에 물이 말라버렸다는 소식을 들었어. 안타깝지...... 다시 물이 샘솟기를 기대하면서 다시 가기를 기다려야지.
투명한 파묵칼레 물
아무튼 친구와 룰루랄라 걸으며 와~!!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올라갔어. 일부러 흐르는 물에 맨발을 담그며 걸었어. 발을 담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투명해. 당연히 물이 땅속에서 올라오니까 차가울 줄 알았지만 따뜻했어. 여긴 그냥 수영장이 아니라 따뜻한 물이 나오는 온천이었던 거야.
아마 파묵칼레에 대해서 이렇게 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간 이는 나밖에 없을 듯싶어.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알아보고 가는 것도 재밌지만 의외로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기대 없이 가는 것도 재밌는 거 같아. 그래도 '온천이면 몸살에 더 좋은 거 아냐'하며 두 번째 후회를 했지.
하지만 투명하고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멋진 풍경을 보면 그런 후회 따윈 순간에 없어져. 생각해봐, 황토산과 초록산들 사이에 눈이 아니고 따뜻한 물이 나오는 하얀 산이라는 게 너무 신기하지 않아!!
올라가면서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니 당연히 소금이 아니고 석회였어. 그런데 물이 투명하다니! 석회가 섞여있다면 뿌였게 되어야 하지만 입자가 얼마나 작길래 투명한 물이 되다니! 이과인이지만 신의 작품에 감탄만이 나올 뿐이었어. 입구에서 밑으로 바라보자 바로 옆에 호텔과 사람 없는 큰 수영장이 있었어. 설마 천연 수영장을 저기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하얀 파묵칼레
산 중턱쯤 올라가니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 밑에서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지만 갑자기 많아져서 놀랐어. 그곳부터는 물이 고이는 곳이 있었거든. 또 신기한 건 수영장처럼 물 가두는 형태로 자연적으로 암반이 생긴 거였어. 마치 벌집 구멍처럼, 계단식 논처럼 암반이 생성돼서 물을 가두고 있었어. 말 그대로 자연의 신비. 많은 사람들이 자연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고 셀카 찍으면서 즐기고 있었어.
그리고 높이가 얼마 되지 않아 정상 부분쯤에 금방 다다를 수 있었지. 특이하게 거기에 또 다른 수영장이 있어. 그곳에는 요금을 받고 있었고 이곳은 하얀 바닥이 아니라 그냥 자연적으로 생긴 수영장 같았어. 물은 바닥에 있는 고대 건물 잔해가 보일 정도로 투명해. 다른 수영장이 같은 곳에 존재하는 사실도 정말 신기했어.
나는 수영장 매점 앞의 벤치에서 앉아서 풍경이나 구경하고 친구는 자연 수영장으로 갔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긴 해도, 신기하게 뭔가 안락하더라.
파묵칼레에서 본 풍경
고대 도시
친구 사진 좀 찍어주고 이내 조금 더 이동했지. 평평한 곳에 꼭 넓은 전망대 같은 곳이 있었어. 풍경이 정말 좋더라. 앞에는 작은 수영장들이 있었지만 너무 작고 경사가 있어 사람들이 들어가기엔 좋지 않았어. 덕분에 사람이 없어 조용해서 벤치에 누워 바람을 느끼며 풍경 구경이나 했지.
그렇게 있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서, 일어나 산 안쪽으로 걸어갔어. 안쪽은 하얀색이 없고 황토색만 가득했어. 산 윗부분이 평평하게 되어있어서 안쪽은 고대 도시가 남아있었어. 당연히 앞에 자연 온천 수영장이 있으니 고대에 몇 안 되는 관광지, 요양소였던 거야. 그래서 극장이라던지 여관이라던지 숙박시설, 유흥시설의 흔적이 남아있었어.
내가 여기에서 고대 로마 원형 극장을 볼 줄은 몰랐어. 산 경사에 따라 지어져서 객석을 인공적으로 올릴 필요가 없고 딱이었지. 객석 가장 뒷자리에 앉아 고대 시절 이곳의 모습을 상상해 봤어. 뒤에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공연 장면은 상상이 잘 안 되더라. 아마 공연을 해지고 나서 하지 않았을까 싶어. 나처럼 공연에 집중이 안 될 거 같으니까. 경치 좋은 곳에서 낮에는 물놀이, 밤에는 연극 공연을 보면서 휴가를 즐긴다라, 로마 사람들 잘 논다고 들었는데 정말 제대로 놀았던 거 같아.
로마 도시 유적
더 안 쪽으로 가니 유적과 유물들이 보였어. 그리고 예쁘게 꽃밭을 꾸며 놨더라고. 이건 현대의 관광객을 위해서인가? 풍경이나 유적과 무엇 하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꽃밭을 보면서 기분 나빠질 리는 없지. 그래서 꽃들을 구경하고 다시 왔던 길로 돌아왔어.
풍경이 좋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흘려 점심때가 되었어.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려면 시간이 빠듯해서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빠른 걸음으로 돌아갔지. 돌아오는 길에도 자연 수영장을 보면 너무 아쉬웠어. 친구도 빨리 와서 더 구경하다 가면 좋을걸 하며 후회했어.
파묵칼레 풍경
하얀 목화 성
한국으로 돌아와서 파묵칼레를 찾아봤어. 내가 놓친 건 없나 찾아봤지. 그리고 그곳의 역사를 알고 싶었거든.
파묵칼레의 뜻은 목화성. 난 소금 성으로 생각했지만 고대 사람들은 하얀색을 목화라고 생각했나 봐. 하얀 부분은 실제로 석회. 석회는 따뜻한 지하수에 포함되어 있었고, 오랜 시간 산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산을 덮어버려 하얀 산으로 만들어버린 거였어. 초등학생 때 단층을 배웠을 거야. 땅속 힘으로 인해 땅이 일정한 모양으로 형성된다는 것. 계단식 논처럼, 여러 개의 우물처럼 생긴 원인이지. 즉 황토색 배경에 층 무늬를 가진 캔버스에다 하얀 물감을 칠하고 덧 칠해서 파묵칼레가 된 거였어.
그리고 파묵칼레는 살면서 반드시 가봐야 할 신비한 곳 10에 들 정도로 대단한 곳 이래. 나만 신비롭게 느낀 게 아니구나. 정말 다시 물이 샘솟길 기대하며 다음에 가봐야지. 꼭 카메라 들고!! 아무튼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야.
파묵칼레 풍경
파묵칼레에서 듣게 된 터키인
마을 입구에서 식당 하나가 보였어. 음식 촉 좋은 친구가 그곳으로 선택했지. 여기도 한국 사람이 많이 오는 것 같았어. 우리를 바로 한국 사람인 걸 알더라고. 음식도 빨리 나오고 간단히 먹어서 빠른 시간 내에 식사를 마쳤어.
그때 주인 할아버지가 나와서는 말을 걸었어. 한국어를 대충 하시더라고. 한국에 가게가 소개된 적이 있다나. 일하는 아이도 손자라고 했어. 할아버지가 영어도 잘하시더라. 그래서 버스 도착할 시간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 아마 터키에 대한 배경지식은 그 할아버지에게 다 들었던 거 같아. 난 영어가 짧아 친구가 주로 대화했지만 잘 알아들을 수 있었어.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봐서 카파도키아 갔다 왔다고 했지. 그리곤 하우스 와인을 마셔보라고 했는데 아마 TURASAN이야기가 나와서 그럴 거야. 할아버지 말로는 터키 와인이 아주 좋다고 하시더라고. 친구가 하우스 와인 한잔을 시키고, 난 몸이 힘들어 사양하고 친구거 한 모금만 마셨어. 역시나 단맛이 강했지. 단 걸 좋아하니까 취향에 맞았어. 친구도 향과 맛이 좋다고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좋아하셨어.
할아버지는 한국에 대해서 잘 아셨어. 터키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잘 알아. 한국전쟁 인연도 있으니까. 그러고 우리 나이를 묻고 결혼 여부를 물으셨지. 터키 사람들은 우리 나이에는 대부분 결혼해서 자녀가 있다고 했어. 한국에서 그러기 어렵다고 하니 상관없다고 하셨어. 결혼 안 했으니 여기까지 놀러 올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즐기면서 살라고 하시더라. 할아버지는 외모나 옷만 봐도 자유로운 영혼 같은 사람으로 말씀도 자유분방하게 하셨어.
그리고 우리가 질문했어. 우선 할아버지가 한국어도 좀 하고 영어도 잘해서 어떻게 잘하게 된 거냐고 물어봤어. 터키는 다민족 국가라 다양한 언어가 존재한데. 지금은 터키 사람이 주이고 터키어가 공용어지만 어릴 때만 해도 다양한 민족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고 언어도 다양하게 자유롭게 사용했데. 그래서 터키 사람들은 말을 금방 배운다고 하셨어. 할아버지도 9가지 말을 사용한다고 했어. 물론 글은 모르지만 대단하고 부럽더라. 여행에서 다양한 말을 한다는 건 정말 아주아주 큰 장점이니까. 그래서 파묵칼레 앞에서 장사하는 데 장점이 되었다고 하셨어.
그리고 어린 손자가 평일 낮에 학교를 가지 않고 벌써 가게에서 일하냐고 물어봤어. 터키는 학구열이 별로라 공부를 잘 안 하고 잘 안 시킨데. 일을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쯤 시작한다고 했어. 난 공부에 뜻이 없어도 적어도 고등학교까지 다니는 게 좋지 않나 싶었어. 할아버지 말씀도 많이 공부하면 좋지만 공부하고 싶지 않은데 굳이 시키지 않는다고 하셨어. 아마 그렇게 해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 그래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란 말도 있고, 돈이 부족하지 않은 가정에서 너무 어린 나이에 일부터 한다는 게, 내 입장에서는 아쉬웠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어. 장단점이 있고 나라마다 문화와 상황이 다른 거니까.
그러다 할아버지께서 내 귀걸이를 보시고는 한쪽만 했냐고 물어보셨어. 할아버지는 내 한쪽 옆모습만 보이니까 그렇게 물어보셨는데, 양쪽 다 하고 있다고 보여드리자 그렇게 하면 문제없다고 하셨어. 왜 그러냐고 물으니 한쪽만 하면 동성애자라고 생각한데. 한국에서도 어릴 적에 들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다들 한쪽만 하고 잘 다니고 나도 짝짝이로 끼고 다니기도 하니까 신경 안 쓰고 있었지만 터키는 여전히 동성애자로 생각하고 있었어. 아마 다른 아랍국가에 비해 자유롭다고 해도, 역시 이슬람교라서 그런 거 같아. 터키 일정이 아직 남았으니 조심해야겠다 생각했어.
파묵칼레
고급 버스
나머지 재밌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만할게. 사실 나머지는 기억이 또렷하지가 않아서 정확하지가 않아.^^ 식사를 빨리 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런 이야기는 못 들었을 거야.
버스 시간이 다 되어서 우린 짐을 맡긴 여행사로 가 기다렸어. 그런데 버스가 아니라 아까 타고 왔던 벤이 서는 거야. 여기에서 버스 타는 게 아니고 큰 버스 터미널로 데려다주는 거였어. 그 벤으로 20~30분 달리니 터미널에 도착했어.
터미널은 엄청 컸어. 카파도키아 공항보다 더 클 거야. 역시 이 동네는 버스가 메인. 목적지 표를 예매하고 탑승 줄에 섰어.
그 줄에서 한국인 남매를 만나 여행 이야기를 나누었어. 친구가 남매를 연인 사이로 물어봐서 한 소리 들었지. 많이들 그렇게 물어본다고, 그래서 별로라고 말이야. 그래도 누나와 남동생, 둘이 터키까지 놀러도 오고, 말하는 게 사이가 엄청 좋아 보였어.
이야기하다 보니 금방 버스가 플랫폼으로 왔고, 우리는 이내 탔어. 그런데 버스가 너무 고급진 거야. 그 당시 우리나라 리무진 버스보다 좋았어. 좌석마다 비행기에 있는 개인 모니터가 있었거든. 기능 역시 비행기에 있는 것과 동일해서 영화도 볼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간단한 게임도 할 수 있었어. 좌석은 얼마나 편한지, 카파도키아에서 파묵칼레로 갈 때도 이런 걸 탔어야 하는데 말이야.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있어서 그다지 신기하지 않겠지만 그 당시에는 처음 보는 거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
그리고 버스 앞 좌석에 서 있는 키 큰 남자는 승무원이었어. 아니, 버스에 승무원?! 굳이 일수도 있지만 그 승무원이 간단히 먹을 것과 물을 나눠줬어. 그리고 냉장고가 있어서 언제든지 주문하면 받을 수 있었어. 우리나라 버스는 언제 이런 게 생기나 했지. 하지만 여긴 버스를 12시간씩 타고 다니는 나라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엄청 길어야 8시간(?)이잖아.
다음 여행지로
창밖을 구경하다 버스가 편해서 그런지 아님 너무 녹초가 되어서 그런지 버스에서 잠이 들었어. 눈을 뜨니 이미 다른 도시 안에 들어와 있었어. 파묵칼레랑 가까운 곳이었어.
그리고 도시가 낯이 익었어. 한국 수도권의 성남, 안양 같은 도시 느낌이 났어. 빌딩 뒤로 바다가 보이고, 멀리로 언덕 중턱에 건물들이 있었어. 해안가를 따라 있는 것으로 봐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게 호텔이나 카페 같은 레저시설로 보였어. 그렇게 보니 창원이나 통영 같았지. 마침 그 도로 끝에 현대식 시청까지 보여서 마치 한국에 와 있는 느낌이었어.
10분 정도 도시 내부를 달리고 터미널에 도착했어. 터미널은 시골 터미널 같이 작았지. 이곳도 마냥 어릴 적 시골에 가기 위해 왔던 터미널 느낌이 났고, 전체적으로 익숙한 느낌이 났어. 앞서 방문했던 곳들이 너무 이국적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은 정말 휴양지 같았어. 터미널을 나와 바깥공기를 마시며 기지개를 하니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어.
파묵칼레 유화
파묵칼레 모습을 폰 카메라로만 전해드려 아쉽네요. 심지어 8년 전 기종으로요. 많이 흐릿한 사진은 샤픈 효과를 주었는데도 아쉽네요. 정말 하얗답니다. 물론 유황같이 누르스름한 지역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설산같이, 소금같이 하얗답니다. 따뜻한 하얀 산이라 있을 거 같지 않은 풍경이 매력적인 거 같아요.
할아버지 이야기를 넣으니 길어져 오늘은 파묵칼레 이야기로 마칠게요. 다음 편은 도착한 새로운 곳 이야기를 한편으로 묶어서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거의 한나절을 요양으로 정말 잠만 잤거든요. 그럼 인사드리며 모두 이번 주는 기대하지도 않은 신비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길 소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