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개 걸 윷 모!

퐁당퐁당 윷을 던지자

by 푸른바다와평화



걸쳐 입은 까만색 경량 패딩 위에 기름 냄새가 폴폴 풍길 때 즈음이면 할머니께서 파란 주머니를 가지고 나와 외치신다. 그때부터 우리 가족들만의 공식 파티는 시작된다.

"윷 놀자! 다들 얼른 와!"


파란 주머니 안엔 절편떡처럼 네모진 나무로 깎아 만든 윷판과 윷가락 세트가 하나씩 들어있다. 던지는 윷이 잘 나오면 그 해 운세가 좋을 거라는 할머니의 말에 어릴 때부터 윷놀이에 진심을 다하던 나였다.

손에서 벗어난 순간, 윷가락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의 맛이 있다. "개다! 모다! 잡았다!", "백도(뒷도)! 한 번 더 던져!" 그렇게 연신 외치며 서로 웃기다며 배꼽을 잡고 웃는 순간이 그리 행복할 수 없다.


올해 운세도 나쁘지 않았다. 모와 윷이 꽤 나왔기 때문이다.



윷판 옆에는 사과를 깎아주시는 엄마, 과자 한 봉지를 뜯고 맥주를 마시고 계시는 작은엄마가 있다. 나는 사과 한 입을 베어물고 과자를 집어 입으로

넣는다.





한 해가 금방 지나가면 25년도의 설날이 돌아온다. '아직도 윷놀이를 해?'라고 물으며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다면, 신년에 직접 한번 해보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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