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쉼표 먹는 시, 열둘

by 푸른바다와평화




산책



무더운 여름날의 햇빛을 피해

영원할 것 같은 내 작은

안식의 방에 누워 한참을

녹아내려 그늘에 가려진 하루였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다 잠이 들고,

또다시 화면을 보다 이내

잠이 들기를 반복한다.


가만히 누워 수 시간을 지나

불어오는 여린 풀내음에

잠들었던 나의 한 켠이 번쩍하곤 했다.


‘세상 밖으로 나가보리라’는

짧은 글 하나를 남겨두고

나는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다.


한 발, 두 발, 세 발...

그렇게 나의 안식처에서 멀어져 간다.


콘크리트 위에

솟아난 잔풀을 밟으며

그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곳에야 다다라서

내쉬지 못하고

가라앉았던 내 숨을 뱉어냈다.


그렇게도 나는

세상을 향해 조금씩 산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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