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곳 : 숨결식당

19장. 압박

by 대성림

19장. 압박


처음은 전화였다.
모르는 번호였다.


받지 않았다. 잠시 뒤 다시 울렸다.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문자가 왔다.

[청소년 보호 관련 확인 요청]
귀하의 사업장 방문 예정


기관처럼 보이는 약자였다.
공식 같았고, 너무 공식적이었다.


로운은 화면을 오래 보았다.
지우지도, 답하지도 않았다.


메일이 도착했다.

‘미등록 청소년 근로 의혹’

‘안전 규정 미준수 가능성’

첨부파일 하나. 회색 아이콘.


그는 열지 않았다.

후—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날 오후, 정장을 입은 남자와 여자가 들어왔다.
검은 구두, 반듯한 셔츠, 같은 표정.

“현장 확인 나왔습니다.”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연습된 톤이었다.
눈은 웃지 않았다.


태블릿 화면에 문장이 떠올랐다.

미성년자 숙식 제공.
근무 시간 초과.
안전 교육 미확인.

딱딱한 문장이었다. 숨이 없었다.

행정 언어는 사람을 이름 대신 항목으로 부른다.

“위법 사항 확인 시 영업 정지 가능합니다.”


로운은 서랍을 열었다.
파일을 꺼냈다.

근무표. 보호자 동의서. 상담 기록. 출입 기록.
날짜와 서명, 빈칸은 없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조사는 길지 않았다. 형식만 남겼다.
의심은 그대로 두고 갔다.


며칠 뒤, 유리에 전단이 붙었다.

‘불법 청소년 고용 의심 업소’

사진은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골라 찍혀 있었다.


소문은 빠르다.
설명보다 빠르고, 사실보다 가볍다.


손님이 줄었다.

로운은 전단을 떼어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찢지 않았다.

증거처럼.


그날 밤, 남자가 말했다.

“시작됐다.”


『보이지 않는 길의 기록』을 펼쳤다.

공격은 드러날 때 시작되지 않는다.
조용할 때 이미 배치된다.


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 말했다.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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