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연대
20장. 연대
전단이 붙은 지 사흘째였다.
손님은 절반으로 줄었다.
점심시간에도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국은 끓고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다.
냄새만 가게를 채웠다.
남자가 말했다.
“전화했어.”
“청소년 보호센터. 구청. 경찰."
“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
잠깐 멈췄다.
“변호사도.”
서랍이 열렸다.
파일 하나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상담 기록. 근무표. 출결표. 의사 소견서.
사진과 영상.
종이는 가볍지만, 시간은 무겁다.
그날 오후, 다시 문이 열렸다.
구청 직원과 형사였다.
“허위 가능성이 큽니다.”
IP 기록과 서버 경로가 화면에 떴다.
“같은 계정입니다.”
수사가 시작됐다.
며칠 뒤, 교차로 광고판에 영상이 흘렀다.
해외 서버 기반
청소년 착취 플랫폼 수사 착수
사람들이 멈췄다.
사진을 찍고, 공유했다.
말이 퍼졌다.
준서가 말했다.
“나 같은 애들… 많았겠죠.”
“응.”
“그래서 우린 여기 있는 거야.”
식당에 사람이 조금씩 돌아왔다.
테이블이 하나, 둘, 셋 채워졌다.
국 냄비가 다시 바빠졌다.
김이 천천히 올랐다.
그날 밤, 『보이지 않는 길의 기록』에 적었다.
오늘, 혼자가 아니었다는 게 서류로도 증명됐다.
사람으로도 증명됐다.
남자가 말했다.
“끝난 건 아니야.”
“형태만 바꿔서 돌아와.”
악은 사라지지 않는다. 형태를 바꿀 뿐이다.
그래도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같이 있었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