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프롤로그
숨재 산책길에서 연녹색 쑥을 보았다.
언 땅을 밀고 올라온 어린잎이었다.
겨울은 길었고 땅은 아직 굳어 있었다.
그런데도 잎은 올라왔다.
나는 한참 서서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자 잎은 잠깐 흔들렸다가 다시 섰다.
얼마나 힘을 냈을지 생각했다.
뿌리는 얼어붙은 흙 속에서 자리를 찾았을 것이다.
돌을 피하고 마른 흙을 지나, 틈을 따라 올라왔을 것이다.
잎을 밀어 올린 것은 봄의 기운이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온기가 있었다.
손으로 잡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나는 그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