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새벽 두 시
1장. 새벽 두 시
새벽 두 시였다.
비는 안개처럼 어둠에 머물러 있었고, 거리는 비어 있었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가로등 불빛이 천천히 번졌다.
편의점은 밝았다. 밤과 상관없이 늘 그 자리에 있는 불빛이었다.
그는 인도 가장자리를 걸었다.
몸이 한쪽으로 쏠렸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걸음이 조금씩 흐트러졌다. 발이 끌렸고 신발이 바닥을 긁으며 물을 튀겼다.
차가운 기운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편의점 앞에 섰다. 자동문이 조금 늦게 열렸다. 유리문에 얼굴이 비쳤고 눈이 풀려 있었다.
계산대 패널에 작은 글씨가 떠 있었다.
“HAPPY DAY. 2035. 2. 2. 02:11”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창가에 앉아 뜨거운 물을 부었다. 김이 올라왔고 면이 풀렸다. 화면을 펼치자 빛이 탁자 위로 번졌다.
짧은 영상이 이어졌다. 웃음과 게임, 베팅과 승패가 끊기지 않았다. 엄지는 위로 밀고 다시 밀었다.
라면을 들었지만 무슨 맛인지 몰랐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고 화면은 더 빠르게 반응했다.
밝기가 올라가고 다음 영상이 앞당겨졌다. 그는 몰랐다. 화면이 더 빨라졌다.
탁자 위에서 진동이 울렸다.
[상담 취소]
작은 창이 겹쳐 떴다. ‘대안 콘텐츠 연결’ ‘즉시 전환’.
그는 화면을 뒤집어 놓았다. 꺼지지 않은 빛이 탁자 위에 희미하게 번졌다.
라면은 씹지 않아도 넘어갔다. 무엇을 먹는지 분간하지 못했다.
화면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빛이 한 번 흔들렸다가 다시 켜졌다.
주머니 안에서 또 진동이 울렸다. 아무도 누르지 않았는데 손끝이 가늘게 흔들렸다.
밖으로 나왔다. 공기가 얼굴에 닿았고 차가웠다. 숨을 들이마셨다.
목에서 걸렸다. 숨이 한 번 더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