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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마왕 Jan 06. 2024

평범하게 살려하면 큰일난다

평범의 왕국과 극단의 왕국

평범하게 살려하면 큰일난다 - 평범의 왕국과 극단의 왕국

나심탈레브는 그의 저서에서 평범의 왕국과 극단의 왕국을 정규분포와 극단치로 설명했다. 평범의 왕국은 말 그대로 평범과 일상의 범주이며 극단의 왕국은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이 사이, 즉,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사이를 ‘플라톤의 주름지대’라고 했다. 쉽게 말해, 평범의 왕국은 직장인이 월급으로 느끼는 안정감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나심탈레브는 이를 칠면조에 비유했다.                     


칠면조가 한 마리 있다. 

주인은 매일 먹이를 가져다 준다. 

먹이를 줄 때마다 ‘친구’인 인간이 순전히 ‘나를 위해서’ 먹이를 가져다주는 것이 

인생의 보편적 규칙이라는 칠면조의 믿음은 확고해진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을 앞둔 어느 수요일 오후, 예기치 않은 일이 이 칠면조에게 닥친다. 

사랑으로 먹이를 주던 주인이 자신을 데려간 곳은 주방이었다. 

칠면조의 믿음은 수정을 강요받는다.  


사업을 하는 나에게 극단의 왕국은 여러 차례 찾아왔다. 1997년 IMF, 2001년 911테러,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9년 코로나 팬데믹 그 외에도 자동차 수출을 위해 요르단과 이라크에 머물 때 이라크 정부의 갑작스러운 중고차 정책변화 등 여러 차례 나는 칠면조가 되었다. 실제 이라크 정부의 갑작스런 정책변화에서 나는 요르단 경제자유구역에 보관했던 2000여 대의 차를 포기해야만 했다. 중미 니카라과 정부의 연금정책 변환에 불만을 가진 대규모 저항(이때 니카라과로 보내 항구에 주차되었던 내 차들을 도난당했다) 등. 나와는 상관없는 사건으로 인해 나의 사업은 부침을 거듭하였다.      


나심탈레브는 이를 ‘블랙스완’현상이라 이름하였는데 백조라면 대개 흰색을 의미하지만 어느 날 검은백조가 등장한 것에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블랙스완 현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쉽게 갑자기 시대가 바뀌어 부진하던 사업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니까 말이다. 나 역시 때론 먼저 겪었던 극단의 경험이 후에 좋은 경험으로 문제를 해결 혹은 더 좋은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얼마 전 심마니로 사는 후배를 따라 산에 오르는데 바닥에 수많은 잣들이 떨어져 있었다. 빽빽하고 늘씬한 잣나무숲 아래로 다람쥐 청설모가 먹다 남긴 엄청난 양의 잣송이가 땅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한참을 바라보는데 후배가 말하기를 “여기 오셔서 잣만 주워 팔아도 하루 30만원은 벌 거에요”한다. 나는 이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이어지는 후배의 말이 나를 깨우치게 했다.      


“잣은 열매를 맺어도 대부분 실패해요, 다람쥐가 먹고, 사람이 주어가고, 땅에 떨어져도 싹트지 못하고, 어쩌다 싹을 틔워도 열매 맺을 때까지 큰다는 보장도 없어요. 씨앗이 모두 성공하면 지구가 온통 잣나무로 뒤덮일 거예요. 300만 개 중 하나 정도만 나무로 성장해요” 300만개 가운데 한두개가 잣나무가 되다니... 

잣나무의 꾸준한 실패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과연 나에게 실패가 연속이라고 내가 좌절할 필요가 있을까?


실패는 앞으로도 계속될테지만 그렇게 수없이 씨앗을 뿌리면 반드시 하나의 씨앗은 하늘을 뚫고 거대한 나무로 솟아오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참으로 많은 블랙스완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코로나처럼 멀쩡하던 직장을 잃게도, 잘 나가던 사업이 내리막길로 치달을지도, 잘 유지되던 장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숱한 사업으로 실패와 진화를 경험한 나에게는 이럴 경우 반드시 떠올리는 속담이 있다.      


불파만 지파참(不怕慢 只怕站)’     

‘느린 것을 걱정하지 말고 다만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의미이다.      


수많은 실패에도 멈추지 않고 땅으로 내려온 첫 인류처럼자연재해로 기근에 시달려도 멈추지 않은 선조들처럼수많은 씨앗을 땅에 떨궜지만 싹을 틔우지 못하는 잣나무처럼

나 역시 실패해도 멈추지 않고 내가 가고자 하는 그곳에 이를 때까지 멈추면 안된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우리를 위기로 몰아넣을지 모르는 현대사회에서 나는 나를 이기고 나는 나를 키우고 나는 나를 극복시켜 지속적으로 실패를 기회로 삼아야만 할 것이다.     


제 아무리 블랙스완이 나를 위협한다고 해도 나는 

이제 극단치의 위협이, 위기가 기회가 되는 삶으로 진화해야 한다.

아무리 씨앗을 떨궈도 거의 싹을 틔우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지속적으로 실패를 통해서 나는 나를 진화시켜야만 한다.



'중년이지만 나는 배웁니다'는 매주 토요일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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