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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마왕 Apr 16. 2024

몽골 연말파티 이야기

저는 품위없는 글을 씁니다. 기억할 필요도 반박할 필요도 없죠

2007 년 10월에 몽골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한국을 휩쓸었을 때도 몽골은 그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것 같았다.

지인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2009년 어느날 여직원 2명과 짜장면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TV에서 꽤 높아 보이는 사람이 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었다.


여직원 한명은 영어로 한명은 한국어로 나와 대화를 했는데 무슨 내용이냐고 묻자 별거 아니고 몽골은 세계 금융위기로 부터 안전하고 외화 보유고도 충분하니 안심하라는 내용이란다.


밥 먹던 나는 즉시 직원들을 데리고 은행에 가서 갖고있던 모든 돈을 찾았고 사무실 금고에서 몽골 돈(투그릭)도 모두 꺼내 환전소로 향햐고 달러로 모두 바꿨다.


경리를 보던(은행원 출신) 직원은 실실 웃으며 안그래도 된다고 했는데 왜 이걸 달러로 바꾸냐고 비웃었고, 나는 문제가 없으면 아무 말 안해도 되는데 안심 하라는건 분명히 문제가 생긴 거라고 ㅎㅎㅎ

(우린 IMF를 찐하게 겪어봤다)


그 일주일 후 몽골 외화는 바닥나고 몽골은 금융위기의 몸살을 앓게 된다. 투그릭의 가치는 곤두박질.

그 때 나를 매우 존경하는 눈빛으로 보던 여직원들의 ㅎㅎㅎ

암튼 그 해 내게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라면, 김밥, 후라이드 치킨 체인점을 하려고 가게 자리를 알아보다.

문 닫을랑 말랑 하는 호텔1층의 코리안 레스토랑을 인수하여 일매출 15만원을 80만원으로 올렸고(그때 개발한 젓갈정식은 교민들의 인기 식단 이었다.) 인테리어 사업부를 새로 만들어 사업을 확대 했고, LIG건설과 계약 하고 교량 건설사업에 뛰어 들었다.


암튼

한국 식당은 연이어 매출 기록을 세웠고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던 때 시청 위생과 공무원들이 들어왔고 샅샅이 뒤져 꼬투리를 잡고 있었다.


1. 도마와 칼은 세종류로 나눠 고기, 생선, 야채를 별도로 사용해야 하고

2. 출입문에 건식과 습식 발판을 놓고 출입객들의 신발 위생을 관리하고

3. 매일 직원들의 직무 교육을 해야 하고

4. 각 메뉴별로 영업 시작전 쌤플을 만들어 보관 하였다가, 음식에 문제가 생기거나 위생검사시 제출 해야 하며

5. 모든 식기는 바닥에서 60cm이상의 높이에 보관해야 하고

6. 식당 바닥을 닦으며 관리하는 직원은 식탁을 만지거나 관리하면 안되고

7. 냉장고 안은 투명 비닐만 사용해야 하며


등등등 끝도 없는 메뉴얼을 제시했고 나는 근거를 물었고 그들은 위생관리 근거를 보여 줬다

(그 때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몽골 식당도 그런걸 지키지 않는게 의아했다.)

틈틈히 그들은 우리 식당에서 공짜 삼겹살과 가족 파티를 하고 삥도 알차게 뜯어갔다.ㅜㅜ


나중에 안 사실은 그들이 들이댄 근거는 5성급 호텔 식당 위생 메뉴얼이었고, 이걸 끈덕지게 지킨 우리 식당은 오히려 위생과 친절이 몸에 배어 손님으로 부터 호평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한 여직원은 유니폼을 입고 손걸레로 바닦을 닦는 일만 했고 나는 그 여직원의 얼굴보다는 등짝이 더 친숙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연말파티(몽골어로 신질파티)를 호텔에서 하게 되었는데,


식당과 자동차판매 인테리어와 건설파트 직원들이 다 모였고 몽골은 신질파티때 여자들은 청룡영화제 여배우 못지않은 드레스와 목에 금가루 은가루 머리도 올리고 암튼 가슴이 훤히 보이는 옷을 입고들 와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그렇게 들어오는 직원들을 놀란 눈으로 하나하나 인사하며 수고했다고 맞이 하고 있는데 저 쪽에서 파란색 원피스가 쫘악 달라붙고 배꼽까지 앞이 파인 옷을 입은 광채가 번쩍이고 전지현에게도 안꿀릴 만한 여성이 들어오더니 나에게 '사장님 감사합니다.' 하는게 아닌가?


옆에 있는 메니저 볼더에게 저사람은 누구야? 하고 물으니 볼더가 실실 쪼개며 '식당 바닥 청소하는 직원이자나요' 하는것 아닌가. 

헐~그동안 등짝만 보였던 그 직원이었던거다.




투비 컨티뉴드



'여기저기 주워들은 근거없는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 6AM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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