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오봉산을 오르며
* 남도에 숨은 좋은산 여행 - 12/24,25,26,27 3박3일
*차박지 a 보성녹차휴게소 b 보성 율포해수욕장
세상의 어수선함이 싫어서, 나자신도 어수선함에 빠지기 싫어 뉴스를 안보고 삽니다. 거의 5~6개월은 된듯 합니다. 몇달전 일본 총리가 바뀐 줄, 얼마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정**교수가 법정구속된 것도 몰랐습니다. 법정 구속된 것은 병원 진료하러가서 어쩔 수 없이 본 뉴스 자막보고 알았습니다. 대신, 아침 집사람 직장까지 운전해서 태워줍니다. 나도 출근하는 느낌이 들고, 게으름피우지 않아서 좋습니다. 돌아오는길에는 강변 생태공원에서 시장까지 걸어갑니다. 시장보러가면서 걷기운동도 하는셈입니다. 마트에서 시장까지의 거리는 4km 정도 됩니다 이리왔다 저리갔다 이것 사고 저것 사며 걷습니다. 매일 10km 이상은 걷는 것 같습니다. 마치면 차에서 점심으로 라면도 끓여먹고 토스트도 만들어 먹습니다. 운동 후 먹는 밥, 참 맛있습니다.
이제, 집으로 옵니다. kbs nㅡlife 케이블 방송 '인간극장' 재방 프로그램으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어떤 테마는 5~6번쯤 본 것도 있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들이 좋아 보고 또 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저녁에 하는 여자농구를 우연찮게 보게 되었습니다. 박찬숙, 전주원 이후로 거의 20년 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 보냄으로 보다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스피드 있고 파워있고 열정이 있고 무엇보다 열심히 합니다. 승부가 다 기울어졌지만 마지막 종료 10여초 전까지 최선을 다해 뛰는것을 본 순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또 배울 점이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을 완벽히 따돌리고 동료에게서 패스받은 공을 외곽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꽂아 넣는 3점 슛은 농구의 꽃입니다.성공시키고 빽코트를 재빨리 하면서 동료와 하는 하이파이브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또 세상살이에는 수십가지 수백가지의 기술과 능력과 권모술수가 있어야 살아가지만 농구는 딱 2가지 기술만있어면 상대방 팀을 이길 수 있으니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공격과수비' 이 2가지만 잘하면되니 간단하고 쉬운것 같습니다. 농굴 보다보면 A라는 선수가 드리볼을 합니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때론 몸을 비틀다가 한바퀴 돌리기도 하며 골밑으로 드리볼 합니다. 골 밑에는 그 A 라는 선술 마크할려고 상대방에서 2~3명이 포진하고에워 쌉니다. 빈틈이 없는거죠. 그러나 A는 과감하고 스피드있게 절묘한 드리볼로 다 따돌리고 드라이빙 슛을 던집니다. 슛은 때론 바스킷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고 어쩌면 백보드에 반사되며 링을 몇 번 돌다 신기하게 아찔하게 들어갑니다. 그 선수 A는 들어간 것을 보며 V자를 그리며 의기양양하게 환호합니다.
그때, 심판께서 다이나믹하고 큰 제스쳐로 손을 허리 아래로부터 하늘 끝까지 원을 그리며 삑합니다. 또다시 손을 크게 밑으로 세차게 내리칩니다. 상대방의 반칙과 동시에 골 인정 보너스 원샷을 줍니다. A는 또다시 한 번 더 뛸 듯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상대방은 멍하니 의기소침, 반칙선수는 고갤 푹 숙입니다 and one 입니다. 보너스로 얻은 one shot을 성공시키면 더없이 더 기뻐합니다. 시청하며 즐기는 나자신도 말할 수없는 상쾌함을 가집니다. 기회를 한 번 더 가질 수 있고 수확물을 보탤 수 있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사는 동안에도 다시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면 참 행운이죠?(개인적으로는 파워풀하고 공격리바운드를 잘 잡고 스피드있게 3점 슛을 잘 넣는 하나원큐의 강이슬 선수를 응원합니다.)
우리부부의 차박도 요즘 and one 입니다. 얼마 전 스타렉스 캠핑카에 자작으로 방한장치를 붙였습니다. 옆 벽을 뜯어보니 을씨년스럽게 휑하니 철판만 있습니다. 일일이 은박지 매트를 오려붙여 감쌉니다. 바닥은 다시 비닐류로 한 번더 차단을 하고 천장도 기술껏 떼어서 역시 은박지 매트로 붙여 다시 감쌉니다.
"여보 당신이 공사를 잘해서 그런지 훨씬 더 따뜻하고 아늑하고 우풍이 없어진 것 같아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잠깐 나는 기분이 좋습니다. 우쭐해집니다. 세상 일이 열정을 가지고 하면 되는것이구나! 작년까지는 12월 초까지 차박을 다녔지만 올해는 말까지 거의 한 달을 더 다닙니다. 더 좋은 곳을 실비로 다닐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따뜻한 남도의 멋진 산들과 바다의 풍경을 많이 더 볼수 있습니다. 요즘의 나는, 좋은 산천을 같이 다니며 눈에 넣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나는 소중한 bonus one shot을 얻고 있습니다. 이 소중하게 얻은ㅡ and oneㅡ을 길게 오랫동안 가지고 싶습니다
운동경기의 승리 원동력인 딱 2가지만 잘 하는 공격과 수비, 나도 딱 2가지만 잘하는 나머지 삶을 살고 싶습니다
'건강해서 같이 다니고 열심히 운전해주는'
bonus one shot을 꼭 득점으로 연결해서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옆사람의 따뜻한 환호를 받고 싶습니다.
자주 듣는말 '같이 다녀주셔서 감사해요' 라는 말만 듣는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등산을 거의 다 마치고 임도길에 들어 섭니다. 순간, '아!, 내가 꿈 속에서 만날 법한 산을 걸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라갈 때도 아름다운 산이라 느꼈지만 마지막에 더 좋은 감흥을 주었습니다.
오봉산, 참 흔한 이름의 산입니다(정상에서 만난 어느 분, 오봉산을 검색하니 전국에 40군데 정도 있다 합니다.) 처음 시작하여 조금 올라가니 이 좋은 길 왜 이제야 왔나 생각이 드는 보성 오봉산입니다.
친절한 이정표, 매일 싸리비로 등산로를 쓸었나 싶을 정도로 산뜻한 길을 걷습니다. 천천히 1시간 정도 올라가니 기암괴석이지만 여러가지 형상으로 뭉쳐진 바위군락을 만납니다. ''칼바위'입니다. 어찌보면 사람의 큰바위 얼굴이고 어찌보면 각양각색의 동물들 모습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투리 바위 틈에 올라 천하를 내려보며 떠날 갈 듯한 포즈로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우리 부부도 여기에 머물러 참 오랫동안 즐깁니다. 이제, 이내 정상으로 가는 능선 길에 접어 듭니다.
"야아아!"
저멀리 또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다도해의 섬들이 가지런히 떠 있습니다. 득량만입니다. 푸른 바다의 득량만 저 멀리로 고흥군의 모습도 보입니다. 저 멀리는 녹동인 것 같고 더 밑으로는 거금도 소록도 입니다.
정상까진 약 2km, 다도해를 아름다움을 눈에 넣어며 순한 흙길을 걷습니다.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인증샷을 찍는 삼총사 아가씨들, 예쁜 강아지와 함께 오른 노신사분, 그리고 먼 산봉우리를 돌아 걸어오신 부산분들을 만났습니다. 정상아래 설치된 데크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누룽지입니다. 겨울에는 보온병에 누룽지를 넣고 출발할 때 뜨거운 물을 부어 놓습니다. 그러면 점심 때 쯤에는 먹기좋은 누룽지가 되었습니다. 속이 풀리는 듯한 뜨거운 누룽지를 먹고 다도해를 바라봅니다.
이제 정상서 주차장까지 입니다. 올라오는 초등학생도 만납니다 잘 정비된 길을 우리도 천천히 쉼없이 내려오는 참 쉽고 아름다운 길을 내려 옵니다. 주차장 근처까진 임도로 무리하게 등산을 마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전나무 숲길의 산림욕도 할 수 있습니다. 추위는 기승을 부리지만 그래도 요즘 따뜻한 전라도에는 좋은 산들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많이들 즐기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