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면의 걷기를 연습해야 한다.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다.
아니,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잠시 내려왔다.
여전히 출근 시간에 맞춰 눈을 뜬다.
언제든 다시 일하러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지난 긴 세월 동안 '출근해 왔던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일찍 눈을 떠서 핸드폰으로 메일함을 열어보고,
간밤의 뉴스를 확인하려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멈추었다.
이제는 부디,
서둘러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타일렀다.
조금 더 뒹굴거리다
편한 차림으로 동네 커피숍에 들렀다.
거기엔 얼마전의 내가 여러명 있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종종거리며 커피를 기다리고
그 사이도 참지 못해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
커피 한잔이 그날의 행복을 대신한다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고 갔다.
그 모습을 유유히 바라보는 나에게는
이 아침이 길기만 하다.
재촉이 사라진 마음의 여유가
다급히 멀어지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좋은 하루를 빌어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전쟁 중에도,
제국을 다스리며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을 잊지 않았다.
명상록에는 그의 이런 단상들이 깊이 새겨져 있다.
내 영혼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
사실 그것을 찾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나의 목표는 외부에서 주어진 것들이었고,
그로 인해 내면은 항상 압박에 쫓겼다.
성과, 시간, 타인의 시선.
하지만 나를 가장 강하게 몰아세운 것은
내 안의 채찍이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나태한 것 같고,
나태하면 도태될까 두려웠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토록 걱정했던
나태와 도태가
지금 나를 가장 먼저 돌보고 있다.
멈춤이 아니라 회복으로.
나는 목표와 방향을 다시 잡기로 했다.
아직 눈에 보이는 움직임은 없지만,
내 안에서는 분명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진짜 나로 걸어나가기 위해
내면의 걷기를 연습해야겠다.
다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