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독서회와 즐거운 삶
글수다 회원들과 이야기하던 중‘한라 독서회’ 얘기가 나왔다. 한 달에 두 번 책을 읽고 토론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책 읽어 주기 봉사 활동을 다니는 동아리였다. 한라 독서회에서 신입 회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가입해서 활동해 보고 싶었다. 7~8년 전 탐라 독서회에서 잠시 활동하다가 집안일과 사회 활동으로 바빠 시간이 부족하여 접어둘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토론하다 보면, 주관적인 내 생각과 함께 많은 회원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책에 대해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편식하는 독서를 조금은 피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망설임 없이 가입한다고 말했다.
“말 꺼내자마자 그 자리에서 가입하겠다는 분은 지금껏 없었어요.”
“진짜요? 내가 처음이구나! 이 기회에 토론 활동 열심히 해 보려고요.”
“신입회원 환영식은 3월 14일에 있어요.”
신입생 환영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렇게 많은 신입 회원이 가입한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 기존 회원들이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글수다에서 무려 7명, 홈페이지 모집공고와 기존 회원 소개로 들어온 사람들까지 더하니 신입 회원이 무려 10명 이상이었다. 집행부 소개와 기존 회원 소개에 이어 신입 회원 소개로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신입 회원 중에는 육아 휴직 기간이라 가입한 분도 두 분이 계셨다. 이후에는 상반기 사업 계획안을 보며 선정 도서와 인문학 기행, 독서회 활동들을 설명해 주셨다.
토론 날짜는 매달 둘째, 넷째 주 목요일
봉사활동 날짜는 셋째 주 목요일 다올 요양원 책 읽어 주기 활동
『열두 발자국』(정 재승 저)에 대한 책 토론을 시작으로 2019년 독서회 토론이 이루어졌다. 상반기에 토론하면서 많은 인원수가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토론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회원들의 의견도 있어 하반기부터 참여자가 많은 경우에는 분임 토론으로 진행하자는 방안이 도출되었다.
10월 넷째 주, 15명 이상이 참석한 상황이라 처음으로 분임 토론이 진행되었다. 1시간 정도 분임 토론을 진행하고 난 후 전체 토론이 이루어졌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후에는 분임 토론을 하며 좋은 점들을 하나씩 이야기하였다. 많은 인원으로 토론했을 때에는 의견을 발표할 수 없었던 회원들도 발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렇기에 폭넓은 토론이 될 수 있었고, 회원들을 더 깊이 알 수 있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야기를 저렇게 잘했던 회원이었나 싶을 정도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분임 토론을 진행하면서 더욱 성장하는 독서회가 되어가는 게 눈에 보였다.
나 또한 많은 성장을 하였다. 지금껏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도서관 및 지역 사회 자원봉사 활동들을 꾸준히 하면서 느꼈던 보람과,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성장해가는 우리 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감동의 순간들, 주변 분들과 함께했던 고맙고 즐거운 순간들을 담은, 내 첫 수필집인 독립 출판물 <반짝반짝 오늘도 빛나는 윤화 씨의 하루>를 발간할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라는 책으로 내가 발제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평소 존경하는 분이었기에 다른 책에 비해 토론 준비가 조금은 수월했다. 원활한 진행으로 인해 토론이 너무 재밌었다는 평과 토론 준비를 많이 해주어서 감사하다는 회원들의 독서 토론 후기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zoom으로 독서 토론을 진행한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두 시간 동안 오가는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무엇보다도 회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삶의 맛을 더해 가고 있다. 독서회와 더불어 성장해 가는 내 삶에 감사함을 느끼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책과 함께 자신만의 빛깔과 향기로 즐거운 삶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2021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