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다.
저지리는 내륙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제주올레 13코스 종점이자 14코스 시작점인 저지마을회관에서 걷다 보면 저지오름이 나온다.
저지오름은 마을에서 보면 엎어놓은 밥그릇 모양이지만, 한라산 자락에서 내려다보면 미끈한 사다리꼴이다. 저지마을회관 바로 뒤에 병풍처럼 서 있다.
해발고도 239m, 오름 둘레는 약 2.5km, 굼부리 둘레는 약 800m이다.
높이에 따라 둘레길 두 개를 거느린 특이한 오름이다. 둘레길은 모두 평탄해서 걷기 편한 오솔길이다. 오름 아랫자락 둘레길이 더 아늑하고 운치가 있다.
넉넉히 두 시간이면 두 개의 둘레길을 다 둘러볼 수 있다. 사방이 훤히 트인 정상의 전망도 빼어나다. 동쪽으로는 한라산 자락이 시원하게 드러나고, 서쪽으로는 수월봉과 차귀도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비양도가, 남쪽으로는 산방산이 서 있다.
저지오름은 숲이다.
깊고 그윽한 숲이다. 2005년 생명의 숲으로 지정됐다. 그 이후 2007년 산림청이 주관하는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생명상)을 받았다. 숲이 가장 아름다운 오름 중 하나다.
저지오름 굼부리 안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온갖 종류의 덩굴로 뒤덮인 원시림의 풍경이 펼쳐진다. 30여 년 전만 해도 굼부리 바닥에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긴 세월 사람을 받아본 적 없어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밀림이 되어버렸다.
저지리는 물도 귀하고 먹을 것도 마땅치 않아서 가난했던 중산간 마을이다.
4·3 사건이 났을 때는 마을이 통째로 없어졌다. 토벌대가 중산간 마을 태워버릴 때 저지리 주민들은 서쪽 해안마을로 이주했다가 세상이 잠잠해진 뒤에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올레길 걷기가 유행하면서 저지리는 유명 명소가 되었다.
저지마을 인근에는 저지오름을 비롯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제주현대미술관, 낙천리 의자마을, 오설록 티뮤지엄, 제주신화역사공원, 핫플레이스 카페들이 있어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