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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 11캄보디아, 베트남 여행

11. 캄보디아, 베트남 여행

by 양윤화

2015년 12월, 꿈에 그리던 앙코르 와트 여행이 시작되었다.

예전에 가족과 경주 여행 당시, 앙코르-경주 세계 문화 엑스포를 관람했었다. 너무나 신비스러워서 집에 돌아온 후, 관련된 서적들을 찾아 읽어 보았다. 알수록 앙코르 문명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애들 중학생 되면 캄보디아 여행하기로 여행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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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캄보디아, 베트남 여행이 시작되었다. 애들도 자라서 자기 물건들은 각자 챙겨 주기도 했기에 6박 7일 여행이었지만 내 수고를 많이 덜어 주었다. 마시는 물을 유난히도 중요시하는 우리 가족이기에 캐리어마다 삼다수 2L 두 병씩 넣었고, 500mL 물병을 각자 가방에 챙겼다. 지금은 제주 직항도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제주 직항 편이 없어서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는 여행 상품뿐이었다. 제주에 살고 있음에 늘 행복하지만, 해외여행을 다닐 때 불편하다는 점이 제주에 사는 단점 중의 하나이다. 인천 공항에서 가이드와 일행들을 만나서 인사 나누고, 국제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행 이틀째 되는 날, 우리는 깜짝 놀랐다. 전국에서 모인 일행 중에 우리 가족과 삼양에서 오신 가족이 있었다. 우리처럼 삼다수 물을 꼭 챙겨 드시고 있었고, 언어에서 중간중간 제주 사투리가 들렸다. 궁금해서 여쭤보았다.


“혹시, 제주에서 오셨나요?”

“네.”

“우리는 노형에서 왔어요. 댁이 어디세요?”

“삼양 이우다”


수많은 일행 중에 제주 분을 만났다는 게 너무나 반가웠다. 같은 제주라서 서로서로 챙겨주었기에 여행이 더없이 즐거웠다.


강 위에 솟아 오른 암벽 봉우리로 3천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하롱베이 풍경이 너무나 장관이었다. 용들이 머무르고자 내려왔다는 전설이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경관도 장관이었지만 해산물 천국이었다. 선상에서의 특별식! 가재와 크랩을 비롯한 다양하고 럭셔리한 음식 파티였다. 맛있는 해산물을 원 없이 맛보았다. 하지만 특별식을 추가로 주문했기에,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들을 절반 이상을 남기게 되어 너무나 아쉬웠다. 카약 체험하면서 섬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소리를 질러보라고 가이드가 안내해 주었기에 소리를 질러보았다. 그랬더니 바위 안에 소리가 묵직하게 울려 메아리가 되어 성악가의 목소리처럼 신기했다. 카약에서 내려 배를 타고 이동해서 동굴 관람이 있었다. 우리나라 동굴 속 시원한 느낌과 달리, 온도가 바깥 온도랑 비슷했고 동굴이 땅속에 있는 게 아니라 돌계단을 올라가서 중간 지점부터 시작해서 동굴을 나오니 산 중턱이었다. 그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얼마나 환상적이었는지 가이드가 이곳에서 사진은 꼭 찍고 가라고 안내하셨다. 사진을 보니 가이드가 안내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또다시 배를 타고 이동해서 1시간 정도 산에 올랐다. 정상에서 하롱베이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힘들게 올라 온 내 몸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너무나 멋있고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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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하노이에서 베트남 사찰, 하노이 호수공원과 문묘, 박물관, 오토바이 투어, 호찌민 광장 주변, 도로에 오토바이가 주를 이룬 나라였다. 건물끼리 벽을 이웃해서 더위를 이기기 위한 건축 양식, 맛있는 해산물과 과일 등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 여행이 이어졌다, 앙코르 와트 주변을 더 자세히 관광하기 위해 오토바이 투어가 이뤄진 후 버스로 이동했다. 수많은 인파로 인해 주변은 인산인해가 되었다. 햇볕이 강렬해서 베트남에서 받은 밀짚모자를 쓰려고 갖고 내리는 데 가이드가 캄보디아와 베트남 양국은 서로 감정이 좋지 않기에 캄보디아에서 베트남 밀짚모자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기에 모자를 사야 했다. 아기자기한 물건들도 많이 판매하고 있었기에 이것저것 구입하고, 모자를 사려고 보니 일행들이 보이지 않았다. 일행들을 찾으려 전력 질주했다. 그런데, 조금 전 모자를 팔려던 아주머니는 우리를 부르며 뒤따라오고 있었다. 일행들을 발견하고 안심을 하고 숨을 가다듬고 있는데, 뒤따라오던 아주머니가 도로에서 건너오지 않고 맞은편 도로에서 모자를 사달라고 애원했다. 궁금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봤다.


“지금껏 모자 3개를 팔려고 저희를 따라 달려왔는데, 왜 저기서 건너오지 않죠?”

“노점상들끼리 룰입니다. 앙코르 와트 도로를 중심으로 앙코르 와트 노점상 공간이므로 넘어올 수 없는 겁니다.”


딸들이 아주머니가 안쓰럽다며 도로를 건너서 모자를 사 주자고 한다. 결국 도로를 건너가서 모자 세 개를 샀다. 그런데, 바가지를 쓰고 샀다는 사실이었다. 앙코르 와트 앞에서 파는 모자보다 50% 더 비싸게 계산된 상태였다. 관광지라 여기서도 비싼 가격이었을 텐데 여기보다 더 비싸게 샀으니, 후회는 되었지만, 그분에게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고 햇빛을 가려주는 모자에 감사하기로 했다.


앙코르 문화의 대표적 유적 앙코르 와트

바깥벽은 동서 1,500m 남북 1,300m의 직사각형으로 웅장한 규모이며 정면은 서쪽을 향한다. 앙코르 톰(Angkor Tom)의 남쪽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12세기 초에 건립되었다. 1861년 표본채집을 위해 정글에 들른 프랑스 박물학자가 이곳을 발견, 그때부터 다시 알려졌다. 들어가는 입구에 강처럼 널따란 인공호수를 지나서 한참을 걸어가니 드디어 앙코르 와트 본 건물에 도착했다. 길게 줄을 지어 두 시간 동안 기다리다 관람했다. 드디어 하이라이트 건물, 왕조들이 지냈던 곳에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도착했다. 옛날 왕조들이 지냈던 일명 왕궁이었다. 건물로 빙 둘러싸인 가운데에는 물로 채워져 연못이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곳에서 바라본 주변 광경은 웅장한 숲 속에 길게 늘어진 앙코를 와트 모습뿐이었다. 12세기 성벽 안에 수로를 이용해 교통수단까지 갖춘 완전한 도시 형태를 갖춘 세계 최대의 도시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은 더해갔다.

또 하나의 신비로움, 바욘 사원의 사 면상들 탑, 네 면을 돌아가며 사람 얼굴 형상을 한 사면 상들이 중앙 성소를 따라 열 개가 세워져 있었다.

따 프롬 사원에서 본 엄청난 나무들, 세월이 흔적만큼이나 사원에 뿌리를 감고 건물과 하나를 이루었다. 경이로운 모습에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캄보디아 여행에 또 다른 감동은 공연 관람이다. 무희들의 유연한 손놀림과 웨이브, 화려한 무대 의상과 장신구, 무대 장치까지 화려함 자체였다. 그리고 야시장 투어에서 충격이 너무 컸다. 장애인들이 구걸하는 모습, 뼈만 앙상한 모습, 해골 같았던 모습에 사람이 딸에 다리를 잡았다. 딸이 너무 놀라 바르르 떨었다. 순간 몸이 굳어 버렸다. 울 딸들과 나는 캄보디아 야시장 투어 후 며칠 동안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뒷골이 싸늘해진다.


강가에서 애들이 자유롭게 물놀이하고 물에 두려움 없이 너무나 신나게 놀고 있었다. 그리고 한 곳에서는 7~8 세쯤 되어 보이는 애들이 소쿠리에 담은 물건들을 들고 팔고 있었다. 본인이 만들었다는 말에 우리도 물건을 골랐다. 그런데, 갑자기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순식간에 아이가 가게로 숨었다. 단속반이었다. 단속 차량이 지나가자 아이가 가게에서 나왔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족에 생계를 위해 고생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물건 값의 두 배를 지불해 주었다. 솜씨가 좋다고 칭찬을 해 주자 고맙다고 미소를 지어 보이는데, 그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내가 본 그 강은 자연적인 강이 아니라 인공 호수라고 한다.


공항에서 돌아올 때 공항 직원이 딸과 자매 같다며 기분 좋은 농담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여행이 즐거웠는지, 이런저런 얘기로 재밌게 농담을 주고받았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도 친한 사람 대하듯, 그분에 등을 툭 치며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자 딸들은 나보고 엄마는 낯선 곳에서도 잘 살 것 같다며 미소 띤 얼굴로 말한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밝게 웃고 즐겁게 생활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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