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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윤화 Jan 22. 2022

기억에 남는 선물

 

 

 받는 순간 고마운 마음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설렘과 행복

 선물은 참으로 우리에게 삶의 에너지가 되곤 한다. 수많은 선물들이 의미가 있겠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선물들이 있다. 특히, 가족 간 선물은 의미가 더하기에 기억에 남는 선물들이 많다. 그렇지만 오늘 내가 하고픈 기억에 남는 선물 이야기는 예전에 소중한 추억 속 선물에 대해 풀어 보고 싶다.


  26년 전, 12살 소년이 내민 검은 봉지~

부끄럽고 수줍은 소년의 건네준 봉지 안에는 군 고구마, 삶은 감자, 삶은 옥수수……. 할머니의 진한 사랑의 듬뿍 담겨 있었다.


 씩씩하고 누구보다도 밝았던 소년이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어딘지 모를 고민이 있는 아이로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그러다 학원을 나오지 않았다. 누구보다 의욕이 많았던 아이라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부모님의 관계에서 가정의 위기가 온 상황이었다. 전화를 걸어 학원비는 걱정 말고 나오라고 몇 번을 얘기했다. 그런데 보이지 않았다. 책과 그 속에 쪽지를 넣고 집으로 찾아갔다. 할머니와 소년을 설득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아이를 학원에서 볼 수 있었다. 아이는 조금씩 밝아졌고 예전에 의욕적인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내가 한 아이의 인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현실에 너무나 뿌듯하고 감사했다. 가끔 한 번씩 할머니가 보내주신 검은 봉지 속에는 사랑이 듬뿍 담겨 있기에 그 어떤 선물과는 비교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1년쯤 지나고 나는 학원을 정리했다. 그 애와는 가끔씩 통화를 주고받았다. 그 아이가 대학을 가면서 각자 일상이 바쁘다 보니 서서히 연락이 끊어졌다. 하지만 어디에서든 잘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그마한 나의 배려로 한 아이의 인생에 희망과 용기를 안겨 줄 수 있었다. 또한, 내 삶의 많은 성장과 보람을 느끼는 값진 행복을 안겨준 기억에 남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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