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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맏며느리의 제사

by 여유


할머니가 셋째 네로 간 뒤, 그들은 더 이상 우리 집을 찾아오지 않았다. 제사 역시 지내러 오지 않았다.


할머니가 없어졌지만, 엄마는 혼자 제사를 이어나갔다. 차라리 나았다. 그들을 위해 많은 음식들을 하는 수고로움이 사라졌다. 엄마는 그래도 그 시절 특유 맏며느리의 큰 손을 줄이지는 못했다.


왜 그런 것인지는 아직 이해 불가다.

그들을 향한 나의 분노, 끓어오르는 화가 조금씩 누그러졌다.




각자 산소를 찾아갔다. 아빠차를 타고, 미원에 있는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무덤에 가서 절을 올렸다.


산소에는 갈색 화병이 있었다. 그 화병 속에 빛바랜 인조꽃이 아닌, 새 꽃이 꽂혀있을 때 그들이 왔었구나.라는 사실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빠의 잦은 음주운전, 신호위반 등으로 발생된 교통사고 후 더 이상 차를 운행할 수 없어진 뒤 우리는 성묘에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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