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는 것이 귀찮아 자율주행을 만들어 내는 시대가 도래했고, 사람들은 전자책이 나오면 종이책이 절멸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그 예상을 깨고 종이책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가지 상징성이 편의를 넘어선 채로 존재하는 것이다.
어쩌면 영원한 회귀는 책을 통해 차원의 문을 여는 것이고, 그렇게 차원을 넘나들며 몇 세대에 걸쳐 무의식에 쓰여진 상징성이 본능적으로 종이책의 절멸을 막고 있는 셈인 것이다. 내가 아무렇게나 집어 든 어떠한 책이라도, 그것이 생의 영원한 반복을 암시하는 데에 쓰인 장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만약,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종이책을 읽고 있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면
영원한 회귀를, 그리고 한 가지 상징성이 인간에서 기계로 전이가 되었음을 냉소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