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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r Nov 19. 2024

지옥에서 태어난 아이

10. 疑心暗鬼(의심암귀): 의심하게 되면 없던 귀신도 생긴다. 

병원에 다녀온 이후  소정이는 모든 것이 엄마 탓인 것만 같았다.

엄마의 모은 모습이 악마로 보이기 시작했다. 늙고 힘없는 일찍이 백발이 된 그녀를 소정이는 가시가 달린 

시선으로 엄마를 볼 때마다 쏘아붙였다.

소정이의 모든 시선이 엄마에게 집중이 되어 갔다. 그러나 의심의 씨앗은 굴곡이 생기고 삐뚤어지기 마련이었다. 


봄이 오렸는지 유난히 화장한 날이었다. 진이가 아침을 준비한다. 빵을 굽고 커피를 내린다. 그리고는 며칠  전부터 식탁에 올려 있던 빨간 사과를 씻는다.

물소리에 소정이가 깬듯하다. " 일어났어요?" 진이는 사랑 가득 담아 소정이를 안아준다.

창밖에 새들이 노래가 어느 클래식보다 달콤한 아침이다. 민정이가 늦잠을 자니 모처럼 아침시간이 여유롭기까지 했다. 그렇게 아침시간을 보내며 진이는 안채로 출근을 했다.   

오늘은 원에 특식이 있는 날이다. 한 업체에서 요리사들이 점심 특식 자원봉사를 나오기로 한 날이다. 

소정이는 딸을 안고 원으로 가서 원장실 보행기에 아이를 앉히고 주방으로 향 했다. 

이미 주방에는 조리사 선생님과 몇몇 자원봉사자들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소정이도 일을 거들었다. " 9시 오실 거예요. 서둘러야 해요" 보통은 아침에 죽이나 간단한 찬으로 밥을 먹었는데 오늘은 어제 소정이가 준비한 샌드위치로 아이들 아침을 대신했다. 

주말이라 아이들도 일찍이 청소를 시작했다.

진이가 원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행가를 틀어 주었다. 보통은 대청소할 때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지만 오늘은 진이도 아이들도 뜸하던 자원봉사 압체 방문에 들떠 있었다. 해가 지날수록 원으로 봉사를 나오는 자원봉사자들도 줄고 업체 후원도 조금씩 줄어드는 상황에 모처럼 행사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소정이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소정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마치 뭐에 홀린 사람처럼 엄마를 찾았다. 

긴 복도에 나와 청소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 혹시 할머니 못 봤어??" 아이들은 소정이 날카로운 말투와 혼인 나간 것 같은 표정에 놀랐다. "저..... 저.... 기 " 한 아이가 원장실을 가르친다.

소정이에게 놀란 아이들 표정쯤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분주한 원에 소정이 발소리가 크게 들린다.  원장실 문을 열었다. 진이는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었다. 소정이 눈에는 여전히 진이도 들어 오시 않았다. 할머니가 보행기에 앉아 있는 민정이 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다.  "아... 니.... 네가 바빠서 남서방이 민정이 이유식을 먹여달라고 해서.... 무슨 일 있니?? 왜 그래..." 소정이 엄마는 목소리는 차분했고 소정이를 걱정하는 듯 바라보았다. 그러나 소정이 눈에 엄마의 얼굴은 자신을 비웃는 듯하게 보였다. 소정이는 엄마 손에 들려 있는 이유식 그릇과 수저를 낙가 쳐들 뺏어 들었다. 그리고는 여전히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먹일게요 나가세요"

전화 통화를 하던 진이가 그런 소정이를 보며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엄마에게 상처가 있다고 

너무나 무례하게 변해 가는 소정 행동에 불편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소정이와 진이의 마음과 달리 소정이 엄마는 틈만 나면 소정이를 안고 있었다. 


벨이 울리고 요리사들과 업체 직원들이 원으로 방문을 했다. 몇몇 아이들 빼고는 외부 손님이 만갑기만 하다.

그것도 요리사들이라니.... 아이들은 점심 메뉴에 한컷 들떠있었다.

원에 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업체에서 준비한 식탁보에 작은 화병 예쁜 접시까지 정성껏 준비해 준 그 마음이 감사했다. 업체에서 준비한 메뉴는 스테이크였다. 원에서 먹는 스트이크는 가끔 먹는 함박스테이크가 전부인 아이들이 두툼한 소고기를  포크와 라이프를 들고 먹는 것이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다. 

봉사 나온 직원들을 도와 큰 아이들이 서빙을 했다. 

" 응~~에~~~ 으~~ 앙~~~~" 미정이가 자지러기게 울기 운다. 서빙을 돕던 아이가 티브이에 나오는 웨이터 흉내를 낸다고 접시를 어깨 위로 올려 들다가 뜨거운 고깃덩어리가 식당에서 보행기를 타며 돌아다니선 민정이 앞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소정이가 민정이를 보행기에서 꺼내 살핀다. 손등이 시뻘겋다. 재빨리 소정이 엄마가 주방에서 바가지에 찬물과 수건을 들고 온다 소정이는 그런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식당 한편 개수대로 뛰어가 물을 틀고 민정이 손등을 시키여 속이 상한 나머지 소정이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렇게 소정이는 스스로 어린 날 지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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