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쌤 Jul 16. 2023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카톡 친구가 생겼다.

# 나의 직업은 무엇일까!!!

학기말을 앞두고 여러 가지 업무처리 등으로 굉장히 정신없던 금요일 오후.


전화벨이 울렸다. 번호를 보니 내선 번호가 아니고 외부 번호 였고 핸드폰 번호는 아니었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마 경찰서에서 온 전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픈 예감은 항상 맞는데.......  수화기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 경찰서  ~ 경위입니다. 학생부장님 이 시죠?"


"아!!  네 맞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역시 슬픈 예감은 맞았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편의점에서 습득한 카드를 사용한 아이들이 있는데 혹시 우리 아이들이 아닌지 동영상을 보고 확인 좀 부탁한다는 요청이었다. 


"동영상은 어떻게 확인하죠?"


"네 카톡으로 동영상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제 번호를 알려드려야 하는 건가요?"


"SPO(학교폭력전담경찰)이 알려주셨어요"


"아~ 네."


전화를 끊고 다시 열심히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카톡 메시지가 떴다.

편의점 CCTV 동영상 여러 개를 전송해 주었다. 컴퓨터에서 동영상을 다운로드하여 확인해 보았다. 

우리 학생은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샘들에게도 물어보니 우리 학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방학을 앞두고 있어 이미 발생한 학폭사안 처리와 학사 업무 처리로 정신없이 바쁜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카톡 친구가 나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생기게 되었다. 




올해만 경찰관이 방문하거나 협조요청을 한 것이 여러 번 있었다. 

이제는 학생부장을 하려면 경찰 인맥도 있어야 하나보다!!!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면서 학부모간에 소송 전으로 발전하는 사례들이 우리 학교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제 정말 아이들 간 갈등이 교육적 측면에서의 관계회복은 물 건너가고 사법만 남게 되는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아이들을 호되게 혼내고 반성문 쓰게 하고 부모님 불러서 상담하고 화해시키는 것을 정말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렇게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일개 교사에 불과한 나는 학생부장이라는 아무 의미 없는 타이틀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대면교육을 시작한 작년보다보 훨씬 많은 사건사고가 많았던 올 1학기를 마쳐가며 몸도 마음도 번아웃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방학기간 좀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그냥 버티다 보면....  뭐 그래도 지나가지 않을까 한다.!!!  삶이란 게 항상 그렇듯이!!!









이전 19화 점심을 먹고 있는데 형사가 찾아왔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