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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쌤 Dec 17. 2022

크리스마스트리의 정체는?

# 안타까운 사연을 지녔지만 우리는 알지 못하는 구상나무에 대하여...

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거리에는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어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의 대표적 상징인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서는 성경에서 그 기원을 찾기가 어렵다. 


크리스마스의 기원에 대하여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첫째, "크리스마스트리"의 관습은 고대 "애굽"에서의 동지제(冬至祭) 때의 나뭇가지 장식, "로마" 축제 행렬에서의 촛불을 단 월계수 가지 장식 등 옛날의 성목(聖木) 숭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꼭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보다는 원래 예전부터 내려왔던 성목(聖木) 숭배의 사상이라는 것이다. 


둘째, 8세기경 독일에 파견된 선교사가 신성하다는 오딘을 위해 떡갈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야만적 풍습을 중지시키기 위해 옆의 전나무를 가리키며 " 이 나무 가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라고 설교한데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다.


셋째,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의 설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마틴 루터가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숲을 산책하다 어둠을 밝히는 환한 큰 나무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나무 위에 쌓인 눈에 달빛이 반사되어 숲이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을 보고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기 시작했다. 눈이 쌓여 달빛에 반사되어 숲을 환하게 비추는 전나무가 하나님의 모습과 같았다는 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나무에 눈 모양의 숨과 촛불, 그리고 맨 위에는 하느님을 뜻하는 별을 달아 장식을 하면서 크리스마스트리가 기원되었다는 것이다. 





그럼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어떤 나무가 사용될까?


겨울철에도 계속 푸르른 잎을 가지고 있는 상록 침엽수가 많이 이용되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사용되는 주로 사용되는 나무는 전나무, 가문비나무, 구상나무가 있다. 


전나무

분류: 소나무과

꽃피는 시기:4월 하순

원산지: 한국이며 만주, 소련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

주로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며 공해에 약한 편이어서 가로수로는 부적합하다. 잎 끝이 날카로워 만지면 따끔할 수 있다. 

전나무 줄기 / 잎 / 수형
전나무 트리



가문비나무

분류: 소나무과

꽃피는 시기:5~6월

원산지: 한국, 중국, 일본 등에 분포

열매인 구과가 다른 침엽수들과 달리 아래 방향으로 달리며 실편이 익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가문비 나무 줄기 / 가문비 나무 수형 / 가문비 나무 구과


가문비 나무 크리스마스 트리



구상나무 

분류: 소나무과

꽃피는 시기:4~6월

원산지: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제주도 고산지대에 분포함. 현재는 전국에 분포함.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구상나무가 어떻게 크리스마스 트리의 용도로 외국에서 이용되게 되었는지는 나름대로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타케'와 '포리'라는 프랑스 신부들이 우리나라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집하여 식물분류학자인 미국인 '윌슨'에게 주었고 그렇게 전세계적으로 구상나무가 소개 되었다. 처음에 구상나무는 전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이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분비나무의 새로운 종이라 생각했던 윌슨이 연구 끝에 세계식물학회에서 한국산 특산종으로 신종 발표를 하였다. 그래서 현재는 미국에서 특허등록을 하여 미국이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수형을 가지고 있는 우리 고유의 나무가 외국인에 의해 소개되고 특허권도 미국에서 가지고 있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미스김 라일락으로 품종 등록이 되어 있는 수수꽃다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것이다. 


구상나무 잎 / 구상나무 수형 / 구상나무 열매


구상나무 크리스마스 트리





우리의 자생종인 나무 였지만 외국인에 의해 크리스마트 트리로 세상에 소개되고 품종 특허권도 미국에서 가지고 있는 비운의 나무인 구상나무는 안타깝게도 세계적으로 자생하는 곳이 드물어 현재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보호되고 있는 수종이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세계 유일의 구상나무 자생지인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구상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 

하얗게 변해 고사한 것이 구상나무 이다. / 장소 지리산 / 이미지 출처: 시사 in


한반도 고산지역의 대표적인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식물)이 바로 구상나무 이다. 고산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침엽수들의 고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적설량 감소로 인한 수분 부족으로 이어졌고 잦아진 강풍과 여름의 이상고온도 이를 부추겼다. 한반도 침엽수의 집단 고사는 지리산 반야봉·중봉·천왕봉과 한라산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의 특산종 이었던 구상나무를 외국에 빼앗긴 아픔이 있는데, 이제 전세계 유일의 구상나무 자생지라는 타이틀마저 잃어버리게 생긴 것이다. 파멸적인 인간 중심주의의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로 나타난 온난화 현상과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하여 우리의 특산종 이었던 아름다운 수형을 가진 구상나무를 두번이나 지키지 못하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게 되면 우리와 같은 곳에서 자랐지만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외국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세를 떨치다가 이제는 고향에서도 사는 것이 힘들어진 구상나무의 안타까운 처지에 대하여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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