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좋니 겨울이 좋니라고 물어보면, 나는 고민도 없이 겨울이라고 대답한다.
하루 아침에 차가워지는 그 공기가 좋다
나의 안에 집중할 수 있는 그 고요함이 좋다
조금이라도 온기를 나누기 위해 서로를 찾는 그 모습이 좋다
나를 최대한 조금 보여줘도 되는 그 핑계가 좋다
어느 날에는 아침에 일어났더니 바깥이 새하얘지는 그 변화가 좋다
연말을 핑계로 오랜만에 연락할 수 있는 그 명분이 좋다
차가웠던 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그 기분이 좋다
포근하고 따뜻한 것들이 힘을 얻는 그 시기가 좋다
혼자 있을 때 진정 혼자 있는 듯한 그 느낌이 좋다
따스한 장조의 음악이 잘 어울리는 그 분위기가 좋다
가끔 울려 퍼지는 그 캐롤이 좋다
지나다니다보면 보이는 그 눈사람이 좋다
올 해도 다 지났고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그 안도감이 좋다
차갑고, 시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겨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