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법을 지키지 않는 부류들을 분명하게 지적합니다. 귀족, 지자(知者), 용자(勇姿)들입니다. 당시에도 오늘날처럼 특권층은 법을 지키지 않는 법외자(法外者)들이었습니다. 법가는 이러한 부류부터 강력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현실을 생각해 보면 법가의 원칙이 관철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여러분도 모르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대부 이상은 예로 처벌하고 서민들은 형으로 처벌하는 것이 우리의 사법 현실입니다. 정치인이나 경제사범은 그 처벌도 경미하고 또 받은 형도 얼마 후면 사면됩니다. 내가 교도소에서 자주 보기도 했습니다만 입소해도 금방 아픕니다. 병동에 잠시 있다가 형 집행정지로 석방됩니다. 휠체어로 검찰과 법정을 출두합니다. 정치·경제 사범은 ‘불법행위자’입니다. 반면에 절도, 강도와 같은 일반 사범은 ‘범죄인’이 됩니다. 엄청난 인식의 차이입니다. 한쪽은 그 사람의 행위만이 불법임에 반하여 다른 쪽은 인간 자체가 범죄인이 됩니다. 사법 현실과 사회의식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법가의 엄버러주의는 형벌로써 형벌을 없애는(以刑去刑) 논리입니다. 형벌로써 형벌이 없는 무형사회(無刑社會)를 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 경영은 중앙집권적 직권 통치와 관료제로 나타납니다. 그 직접 통치 기구가 바로 관료제입니다.
술수는 다만 중앙집권제를 운영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요청되는 관료의 통제 방식입니다. 법은 백성들을 다스리는 것이고 술(術)은 신하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법은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고, 술은 임금의 마음속에 숨겨 놓고 절대로 신하가 읽을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지방 관료들은 언제든지 모반하여 다시 군벌이 되고, 신하들은 언제든지 자기의 이익을 좇아 배반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