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애(仁愛) 가득한 이에게 보내는 순애(殉愛)

러브레터

by 느루


하나, 사실 하난 남겼어

놓지 못 하겠어서 계속 쥐고 있던 건

아마 오늘 같았던 절경 두 걸음 남은 절벽

끝의 날 잡아 줬던 너

그제서야 처음 어린 아이처럼 네 품에 안긴 채 펑펑 울었던 기억 (이무진-뱁새)



말로만 하는 사랑, 얼마나 책임없는 쾌락인가

그만큼 또 쉬운 일이 있을까,

다들 한번씩 들어 봤을거다

“오빤 나 얼마나 좋아해?”

내가 싫어하는 말, 참고로 난 여자다


진부한 대사는 늘 진부한 스토리로 이어지니까

듣던, 일상어는 지양한다.


그 질문이 나오면 대답은 늘 같고 또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 질문을 하는 의미 자체가

“더 좋아해줘“로 들려서 안하고 안듣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더라,


요즘 내 입에는

“나 얼마나 좋아해?”가

입에 붙어있다.


그는 날 ‘얼만큼’이나 사랑한다.

그가 “난 널 사랑해 민아”라고 답하면

난 그럴줄 알았다며 그러지 않고 배기냐는 듯핮

웃음을 입에 띄운다


이제야 내뱉어 보니 이건 척도를 묻는 질문이 아니다.

어린아이가 묻는 ”오늘 비와?“ ”꽃은 왜 꽃이야?“

같은 일상어가

나이가 들면 ”나 얼만큼 좋아해?”다.


그는 비가와도 눈이와도 햇볕이 좋아도

눈을 뜨면 나와 이야기하고, 하루종일 함께 있다가도

몸이 멀어지면,

”중요한 이야기는 전화로 하자“처럼 전화한다.

어디를 가면 간다, 꿈속을 가면 간다, 알려준다.


내가 큰 일을 당하고 나조차도 날 내팽겨쳐 놓을때

“뒷일은 내가 책임질게 하고 싶은 거 해”라는

거대한 말로 내 짐작을 커다란 손으로 마음으로 받쳐준다. 잠깐 쉴 어깨를 내어준다.

그제서야 나는 숨을 쉰다. 살며 처음 숨을 만난 사람처럼.

그제서야 숨을 쉰다.


내게 온 첫 인애. 믿음적 사랑

아빠같다가 아들같다가 초등학생같다가 하지만

“책임질게”라는 책임없는 말에 내 믿음이 실렸던 적이 있던가,

아니지, 들었던 적은 있던가,


말을 지킨다. 어떤 모습으로 내비춰서 지킨다. 행동으로 말으로 눈빛으로.

쓰러지는 등을 등으로, 손으로 받쳐주고 내가 무너지면 안아서 앉힌다. 그리고 마음담은 그 사랑을 담은 그 손으로 등을 토닥토닥 쓸어주며

함께 그 인내의 시간을 인애로 채워준다.


급하지 않게, 조금씩, 서서히, 천천히,

얕지않게

깊게

나무의 뿌리로 내게 닿아온 그 마음을

내가 아는 걸,

너는 알까, 인애를 동경하는 순애의 마음을


내가 북받혀 울다 지치면, 이미 터진 눈물에

땅을 쾅쾅치며 세상이 울리게 울다 주저앉으면,

달려와 지친마음을 가여이 안아준다. 앉혀준다.


내가 강해져야할때, 도전을 해야할때

(사실 그 도전은 누군가에겐 하찮지만 물 한모금이 어렵던 내겐 대체로 모든게 도전이었다)

할 수 있다 응원해서 일어날 힘을 준다.

불안이가 올라오면 그 불안이 조차도 나로 받아들여주는 그 마음을 안다.

그 불안이가 잠잠해질때까지 기다려주는 이의 깊숙핮 마음을 안다.


과연 내가 받아도 되는가, 난 이 마음을 받아도 되나,

이 고귀함은 나를 향한게 맞는가,


주는 사랑을 알아달라 조르지 않을게,

네 사랑을 보여주는 것도 원하지 않을게,

이대로 사랑하자, 주어진 우리 시간 온전히

너는 내가 내가 너를 이토록 애틋해 하는 걸 알까,

그래도 되는지 묻지도 않고

감히 이렇게 가득 담아도 될까

나는 너의 족(族)보았는데, 너는 내 삶의 족(族)을 보았을까,



우리가 대체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나는게 이상할 정도로,

늘 한쌍이었던것 처럼,

내 아픈 시간을 함께해준 사람아,

고이 그 마음을 잊지 않을 사람아,

마음에 가득 담아둘 사랑아,


고마움을 이렇게도 전해본다.



인애(仁愛)

명사. 어진 마음으로 사랑함. 또는 그 사랑


순애(殉愛)

명사.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

명사. 사랑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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