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포닉스 농법은 논에서 물고기를 함께 키우거나, 연못에서 물고기를 키우고 그 물을 농업에 이용하는 방법으로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농법이다. 최근 들어 온실과 같은 시설에서 물고기와 채소를 함께 키우는 장치 농업으로 발전했다.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는 물고기를 키우는 양식(Aquaculture)과 식물을 키운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포노스(Ponos)가 결합된 용어이다. 수경재배를 의미하는 하이드로포닉스(hydroponics)와 동일한 농법 - 물에 양분을 타서 식물 뿌리에 공급 - 이지만 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수경재배가 양분을 물에 직접 첨가한다면,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그 물고기의 배설물과 잉여 양분이 식물의 영양원이 된다.
따라서 수경재배에 비해서는 좀 더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일반적으로 시설에 적용하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은 크게 5 단계로 구성된다.
1. 물탱크(또는 연못)에서 물고기를 키운다.
2. 물속의 미생물이 암모니아와 아질산을 질산염으로 전환한다.
3. 물고기를 키우는 탱크의 물을 식물의 뿌리로 펌핑한다.
4. 식물은 영양분이 풍부한 물에서 양분을 흡수하고 정화한다.
5. 식물에 의해 걸러진 물을 다시 물탱크로 순환한다.
단계가 복잡한 만큼 아쿠아포닉스 시스템을 구성하거나 각 부분을 제어하는 데는 많은 기술적인 노하우가 필요하다. 수경재배(하이드로포닉스)는 물속의 양분 제어만 신경 쓰면 되지만,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를 잘 키우는 과정과 이를 통해서 양분 농도를 적절하게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처음 아쿠아포닉스를 설치 후에는 시스템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취미로 하는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다양 장치와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뿌리 지지체(media)를 사용하는 경우와 뿌리 지지체 없이 바로 식물 뿌리를 물고기를 키우는 물과 접촉시키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어느 방법이 더 좋은지는 재배 규모와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안정화되거나 일반화되기에는 극복해야 할 기술적인, 경제적인 제약 조건이 많다.
아쿠아포닉스 농법에 사용되는 물고기는 틸라피아, 잉어, 메기, 민물새우 등 다양하다. 주로 재배되는 작물은 상추와 같은 잎채소, 바질과 파슬리 같은 허브류, 딸기나 토마토 등 과채류가 주류를 이룬다.
우리나라에서는 만나 CEA라는 농업회사법인에서 시작하면서 일반에게 알려졌는 데, 이 회사는 카이스트 출신 공대생 5명이 함께 창업하고 다음카카오의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에서 100억 원을 투자해서 더 유명해졌다. 아쿠아포닉스는 기존의 채소 재배 이외에 물고기 양식까지 동시에 섭렵해야 해서 기술적인 난이도는 높아 아직까지 일반화되고 있지 못하다.
카카오는 아쿠아포닉스의 가능성을 본 것일까? 그렇다고만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많다. 규모화 하기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농산물 유통에 진출하는 발판이거나 카이스트 출신의 인재를 확보했다고 하는 측면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미국 USDA의 경제성 분석을 살펴보면 물고기 양식에서는 생산비가 기존 양식업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채소 재배에서 수익을 내어야 하는데, 이는 기존의 수경재배에 비해 경쟁력이 더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민물고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은데 이 또한 불리한 요소이다.
아쿠아포닉스는 우리나라에 새롭게 소개되는 농법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여 마케팅에 우위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물고기 양식에서 발생하는 미생물 오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이 부분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취미생활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상업적인 재배는 아직 초기단계이다.
공대생들과 IT 인들은 농업을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 외국에서는 꼭 채소 생산을 위해서만 아쿠아포닉스가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아쿠아포닉스 장치들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취미나 조경용으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