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라 땅콩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콩과작물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이번 달의 전통작물(Traditional Crop of the Month)이라는 소개 코너가 있다. 이름과는 달리 매달마다 소개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안타깝게도 전통작물이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밤바라 땅콩(Bambara groundnut)은 FAO에서 이번 달의 전통작물로 소개해서 알게 됐다. 어떤 식으로든 알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밤바라 땅콩 (Vigna subterranea (L.) Verdc.)은 아프리카에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남아프리카 줄루족은 이진루부(izindlubu)라고 하고, 남아프리카에서는 쥬고콩(Jugo beans), 잠비아에서는 토요(Ntoyo), 나이지리아에서는 꾸리야(Gurjiya), 꽈루루(Kwaruru), 오크파(Okpa), 에파-로로(Epa-roro), 짐바브웨에서는 뉘모(Nyimo) 콩으로 불린다.

밤바라 땅콩  (http://database.prota.org)

밤바라 땅콩의 중요성

밤바라 땅콩은 주로 서아프리카와 사하라 남쪽(sub-Sahara) 아프리카의 뜨거운 지대에서 자란다. 이 땅콩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반건조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세 번째로 중요한 콩과작물이다. 이 작물은 높은 기온에서도 적응력이 높고, 다른 콩과작물이 자라기 힘든 한계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이 작물은 특히 토양을 가리지 않아 아프리카처럼 척박한 환경에서 더 환영받는 작물이기도 하다.

콩과작물답게 뿌리의 질소 고정 능력은 토양에 양분을 공급한다. 그래서 비료가 필요한 옥수수, 콩, 수수, 카사바, 얌 등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에 적당하다. 특히 잎에는 질소와 칼륨이 많아 동물의 사료로도 훌륭하다.

밤바라 땅콩은 63%의 탄수화물, 19%의 단백질, 6.5%의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는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가 잘 오지 않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흉년이 들어 식량사정이 나빠졌을 때도 이 작물만은 비교적 꾸준한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동물 단백질을 소비할 여유가 없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부들에게 이 작물은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콩과작물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밤바라 땅콩 역시 질소 고정 능력이 있어서 땅을 비옥하게 한다.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서아프리카의 전통작물인 밤바라 땅콩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

밤바라 땅콩, 사진출처 : www.biodiversityexplorer.org

밤바라 땅콩의 세계 생산량은 1972년 29,800톤에서 2005년 79,155톤으로 증가했지만 단위면적 당 생산량은 그대로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 보니 이 작물에 대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이다. 주요 생산국은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DR 콩고, 말리 등이다.

밤바라 땅콩,  사진출처 : 구글 위키피디아

어떻게 먹나?

밤바라 땅콩은 다른 땅콩과 마찬가지로 날로 먹기도 하고, 삶거나 구워서 먹기도 하지만 대개는 말려서 보관하며 음식의 식재료로 쓴다. 단단한 씨앗을 갈아서 체로 친 후 가루로 만들어서 경단, 케이크, 비스킷 등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한다. 콩으로 만드는 요리는 모두 호환이 가능할 것 같다.

밤바라 땅콩으로 만든 대표적인 음식으로 밤바라 경단(Dumplings)이 있다. 500그람의 밤바라 땅콩 가루, 칠리 고춧가루, 소금, 더운물 등이 이 요리를 만드는데 필요하다. 먼저 용기(bowl)에 가루를 넣고 팜유와 혼합하여 흰색 가루가 오렌지색으로 변할 때까지 완전히 섞어 준다. 미지근한 물을 부어 섞어 주는데 반죽이 너무 묽거나 덩어리로 뭉치지 않을 정도로 만든다. 네모반듯하게 자른 양파, 고춧가루, 소금을 따로 섞어서 경단의 반죽 속을 만든다. 반죽 속을 밤바라 반죽 속에 넣어서 경단을 만든 후 용기에 담고, 끓는 물에 올려놓고 40-50분간 끓이는데, 이때 반죽이 너무 건조해지면 물을 첨가해준다. 이 과정이 끝나면 식힌 후 먹으면 된다.

밤바라땅콩을 이용한 요리들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밤바라땅콩이 슈퍼푸드로 등장할지 모르겠다. 아니 슈퍼푸드로서 소개되어 선진국에서 수입이 늘어나면 좋겠다. 이 작물을 생산하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 위키피디아 및 FAO 사이트 (http://www.fao.org/traditional-crops/bambaragroundnu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