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농작물 재배 현황
우리나라는 유전자변형(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지 않다. 법적으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암튼 재배하고 있지는 않다(*). 농진청에서 제한된 시설에서 연구용으로 일부 재배하고 있을 뿐이다. GMO 작물에 대한 거부감과 상업용 농작물을 규모 있게 재배하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GMO 재배는 증가 중
그렇지만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1.74억 ha의 농경지에서 GM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2013년). 이는 같은 해 세계 경작 가능면적 13.9억 ha의 12.5%에 해당한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사실은 GMO 작물 재배 면적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에서 GMO 재배면적 증가는 완연히 둔화되는 추세지만, 개도국에서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그림 1> 세계 GM 작물 재배면적 추이 1996-2013, 단위: 백만 ha콩의 경우에는 거의 80%가 GM 작물이고, 면화는 70%를 넘어가고 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95%의 면화는 GMO 작물이다. 따라서 우리가 입고 있는 면으로 만든 옷감 대부분은 GMO 작물로부터 유래했고, 우리가 먹는 콩기름(대두유)의 상당 부분 역시 GMO 작물로부터 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참고: 두부는 GMO 표시가 없으면 모두 일반 농산물이다. 내가 아는 한 GMO 표시를 한 두부는 없다.)
<표 1> 세계 GM 작물 재배 면적 (단위 : 백만 ha)
2014년 28개국에서 18백만 농부가 GMO 작물을 재배하였고, 미국, 브라질, 인도, 아르헨티나 등 11개 국가가 1백만 ha 이상의 농경지에서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아직 비율이 10%를 겨우 넘어간다고 무시할 일은 아니다. 이들 대규모 농업 국가에서 생산되는 GMO 작물은 전 세계에 수출되므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GMO 작물이 소비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단지 GMO 표시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가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
<표 2> 2013년 국가별 GM작물 재배 현황 (단위 : 백만 ha)
<그림 2>
<그림 2> 2014년 세계 GMO 작물 10대 생산국의 재배면적 (단위: 백만 ha)GMO 작물 재배가 증가하면서 세계 최대의 종자기업인 몬산토의 종자 매출액은 2014년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역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옥수수, 콩, 면화와 같은 GMO 종자이다.
<그림 3>
<그림 3> 몬산토의 종자 판매액, 단위: 백만 USD앞으로의 전망?
GM 작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GM 작물의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러한 증가세는 개도국에 집중될 것이다.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GMO 작물이 제한적이라 늘어나는 속도가 크지 않지만, 비타민 A를 강화한 쌀(골든 라이스), 마름병에 강한 감자, 저장성이 강화된 바나나, 해충저항성 동부(cowpea) 등 현재 포장 실험이 진행 중인 작물들이 상용화되면 GMO 작물의 재배면적은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바이오작물 종자시장은 157억 달러로 세계 상업용 종자시장(~450억 달러)의 35% 규모이며, 작물보호제 시장(723억 달러)의 22%에 해당한다. 이 중 113억 달러(72%)는 선진국 시장에서 판매되었으며, 44억 달러(22%)는 개도국 시장에서 판매되었다. 이 시장 규모 예측은 상품시장과 로열티를 합한 규모이다.
선진국 바이오 종자 시장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개도국에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GM 종자의 매출 규모는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1). 이와 함께 GMO 표시제 문제와 anti-GMO 운동 역시 같이 강화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에서 수입된 유채종자가 GMO 작물이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우리나라 역시 GM 작물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농민들이 GMO를 상업적으로 재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주 없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니.
(이 글에 관심이 있으시면 "GMO,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라는 글도 같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 GMO 종자를 국내에 등록하려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 기타 참고문헌은 본문에 링크를 달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