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

뭐든 시작해

3월 첫 평일의 아침이 밝았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체감 시작은 1월보다 3월일 때가 더 많다. 새로운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각자마다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되새김질해보고 '오늘부터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테다' 마음먹을 것이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처음으로 교복을 입을 테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입시와 진로 고민이 한층 더 짙어질 것이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성인으로서 맞이하는 해방감과 자유에 흥분되고, 때로는 그로 인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할 것이다.

이 시절도 지나고 보니 뭐든 시작하기 좋을 때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젊고 어린 날이라는 걸 문득 인지하면, 당장 뭐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이 내 몸과 마음이 붕 떠오른다.

개학, 개강은 우리에게 낯선 긴장감을 주지만 동시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을 주기도 한다.

교과서에 반, 번호, 이름을 또박또박 쓰고 작은 흠집 하나까지도 신경 쓰이는 때, 새로운 담임 선생님은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관찰해 본다.

친했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되면 너무 신나고 안심이 된다. 그런데 친구와 다른 반이 되면 그 어떤 때보다 아쉬워하면서 재빠르게 '그럼 올해는 누구와 친하게 지낼까' 주변을 탐색한다.

이와 같은 긴장과 설렘은 3월에 한정될 뿐, 익숙해지면 무뎌지고 괜찮아지기 마련이다.

또 3월은 학생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많은 학부모님들,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는 선생님들께도 특별한 달이다.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과 실수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뒤얽혀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러나 이 또한 적응되고 고민거리를 하나씩 점검하다 보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초에 했던 다짐과 계획한 목표들을 1월과 2월에 잘 지키지 못했다고 해도 괜찮다.

3월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웅크리며 준비했던 시기가 끝나고 이제는 활짝 기지개를 켜 달리는 시기

'추운 아침이라 이불속이 너무 좋아'

'러닝하고 싶어도 아직은 바람이 강해서 못 나가겠어'

'작년에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까지는 좀 쉬어도 돼'

이런저런 변명과 핑계들은 내려놓고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3월은 걱정과 의욕이 제일 많은 달이다.

눈이 녹고 새순이 돋아나는 봄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