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준비주간 3D 활동으로 인해, 몸이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는 토요일 아침이었다. 오늘 ‘2025 SUT 정기 총회’ 개최 예정인데 참석하는지 묻는 아내의 작은 목소리에 눈이 떠졌다. 그랬었나? 네이버 밴드 공지를 확인하였다. 얼른 총회 관련 사안에 찬성을 남기고 다시 누웠다가, 작년 ‘내 나이 만으로도 50’ 중 ‘50의 십계명’ 중 ‘7. 나를 찾는 누군가가 있다면 다른 일을 뒤로하고 만남을 인정하라.’ 기억났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지라, 빠르게 씻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대구에 소재한 ‘영신초등학교’가 모임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성서유니온 교사모임(SUT)은 대구교대 재학시절 잠시 기독교 동아리로 참여했다가 빡센 교대 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어 도중에 그만두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함으로 발령 후 2005년부터 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SUT는 대구교대 기독교 동아리로 시작하여, 현재는 (사)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사역국으로 소속되어 있다. 성경묵상, 공동체성, 복음전도, 교육 전문성 4가지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그리고 성경읽기운동, 기독교사운동, 캠프사역, 예비교사사역, 좋은교사운동 협력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간단하게 SUT를 말하면, 대구교대 출신 선생님들 중심으로 조직된 기독교사 모임이다.
영덕군 지품면 지품리에 폐교를 매매하여 캠프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5년 캠프장 개관식에 처음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까지 회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SUT는 기독교사모임 중에 열심히 하는 모임으로 영남권에서는 유명하다. 하지만, 난 이름만 올리고, 선교비 명목으로 회비만 내고, 간혹 모임에 참여하는 조금 느슨한 기독 교사이다.
오늘 총회 안건은
1. SUT 위원회 위원 신임/재신임의 건
2. 2024년 사업 보고 및 회계 보고의 건
3. 2025년 사업 계획 및 예산안 심의의 건
4. SUTF팀 운영 및 특별 예산 편성의 건 등이었다.
총회는 10시 30분부터 시작하여 13시에 마쳤다.
여러 가지 안건이 있었으나, 위원회에서 한 보고 및 계획이 통과되었다.
SUT에 참여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학교 현장에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참 기독 교사와 함께 있다는 감흥을 받게 된다. 본인의 모든 삶 전체가 학교 및 캠프 사역에 맞춰져 있다. 처음 만남이 이뤄졌을 때는 내가 너무 작게 느껴져서 소외감 아닌 소외감을 느꼈지만, 옆에서 지원만 하는 것도 큰 역할이라 생각하고 현재까지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도에 첫 만남이 이루어지고, 벌써 20년째 모임이 유지되고 있다. 그 시간 속에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SUT 회원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세월을 비켜 갈 수 없는 듯, 나의 머리카락이 사라지고 있는 동시에 선생님의 모습도 청년에서 중년의 끝으로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총회만 마치고 일찍 돌아와서, 집안 정리하려 했는데, 믿음생활, 학교생활, 자녀 이야기, 앞으로의 삶 등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16시가 넘게 되었다.
20년 차 교사가 되는 이 시점, 나의 교직경력과 SUT 참여 기간이 같다. 부족한 내가 학교사역에 열심인 선생님들과 함께 머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선생님들과 차후 만남을 약속하고 헤어지고, 다시 돌아오기 아쉬워, 대구 북구 복현동에 있는 모교에 방문하였다. 고뇌에 가득 찬 20대가 거닐던 교정을 따라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다. 영화로 제작된다면, 건장한 20대의 청년과 배가 나온 50대 중년이 overlap 되는 장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아빠, 언제 와?’ 문자가 와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