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책을 읽을 때 안경을 벗게 되었다.
난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보다.
처음 착용한 터라
눈알을 굴려 본다.
위아래 좌우~
내 나이 만으로도 50의 삶이
다초점 렌즈의 상과 같지 않을까 한다.
열심히 산 줄 알았는데,
친구의 승진 소식을 듣게 되면,
아직 갚아야 할 은행 빚이 있다는 것은,
계절별로 아픈 부분이 다른 나의 몸을 느끼면,
살면서 지인들과 꼬인 실타래가 있다는 것은,
다초점 렌즈의 흐린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인생이 다소 어둡다.
하지만,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어도
자신이든,
가족이든,
지인이든,
아직 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다초점 렌즈의 밝은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인생이 매우 밝다.
때론 흔들리는 50의 삶에 대해
다초점 렌즈의 밝게 보이는 작은 부분에 감사하며,
삶에서의 작은 감사에 행복을 추구하자며,
작게나마 위로를 구하고, 격려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나이 만으로도 50인 나와 지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24년 4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