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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쌤 May 23. 2024

성실함

내가 살던 고향은 어르신이 많은 농촌 지역이었다.

하루는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아이들을 모아 놓고 손을 보시더니

나에겐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 하면서 부지런한 손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 것이 선명하다.     


간혹 손을 보면서 그때의 생각을 한다.

나의 덩치에 비해 손이 크고, 손가락은 굵다.

그래서 나는 권투 선수의 손으로 더 어울리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해 보았지만,

안경을 낀 나로선, 생각에 그쳐야 했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고 보니

삶에 있어 ‘성실함’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천재성보다 위에 있는 것이 성실함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성실한 것은 삶의 큰 밑천이지 싶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고 보니

성실함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째, 나에게만 성실함.

유독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만 성실한 사람이 있다.

자신을 위해 꾸미고,

자신을 위해 애쓰고,

자신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타인의 삶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분을 경험한 적이 있다.

본인의 삶은 만족을 할지 모르지만, 그 주위 사람들은 그 ‘성실함’으로 피곤하다.

본인이 성실하므로 이마저도 감사하라고 하지만, 실상 그 주위 사람들은 어떠한 혜택도 없다.     


둘째, 타인에게만 성실함.

유독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에게만 성실한 사람이 있다.

타인을 위해 꾸미고,

타인을 위해 애쓰고,

타인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분을 경험한 적이 있다.

타인은 삶에 만족하지만, 본인은 그 ‘성실함’에 피곤하다.

본인이 성실하므로 타인들은 감사함을 느끼지만, 그 본인은 어떠한 혜택도 없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나의 ‘성실함’을 살펴본다.

나에게 혜택일까?

타인에게 혜택일까?

두렵다.

나의 성실함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람은 없을까?

그래도 우겨본다면

나의 성실함은 타인을 위한 성실함이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설령 그렇지 못하다면,

내 나이 만으로 50이 끝나기 전

나의 성실함으로 누군가 웃으면 좋겠다는 굳은 마음을 새겨본다.     


202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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