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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쌤 Jun 06. 2024

잔머리(눈치)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삶이 쳐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잔머리(눈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요즘 말로 센스?


중학교 시절  컨닝하던 친구와 다툰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사이가 좋지 않다.

물론 지금도 연락하지 않는다.

난 고지식해서 컨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그 친구는 좋은 대학을 나와 친구 중 잘나가는 축에 속한다.

(아마도 부정행위는 그때 잠시이고 열공했을 친구다.)

난 그다지 좋은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

(눈치도 없고, 욕심도 없고, 야망도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망년회를 하면 밤을 새곤했다.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많은 것을 했는데

그 중 포카나 고스톱을 한 적이 있다.

난 매번  초반에는 승기를 잡지만, 마지막에는 다 잃었다.

물론 가족과 함께 해도 그렇다.

난 눈치가 없다.

그래서인지 아직 내 돈으로 로또를 사 본적이 없다.

물론 코인이나 주식도 하지 않는다.

가끔 센스없는 자신을 보면 답답하다.


대학시절 학점받기 좋은 과목이나 실습 학교를

선택한 적이 없다. 아니 선택의 순간을 놓쳤다.

그래서인지 어렵게 이수했지만 점수가

그다지 높지 않다.

왜 이렇게 눈치가 없는지?


이십대 공장 생활한 적이 있다.

제품이 출고되는 날은

제품 마지막 검사를 하고 포장은 네 몫이었다.

일이 마무리가 되면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었다.

거부할 수 없는 성격탓에 담당이 나인적이 많았다.

(그래서 수당은 많이 챙겼다.)


교사가 된 후로 열심히 전문성을 쌓았다.

교장선생님께서 제안하는 업무를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나에게까지 온다는 것은 어렵지만 점수가 없는 업무라는 것이다.)

동료교사들의 요청을 거의 거부한 적이 없다.

(학교에는 돌고도는 주인 없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안해본 업무가 없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아직 승진을 못했다.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왜지?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고  보니

삶에는 눈치가 필요하다.

공부를 잘 한 친구들을 보면 공부에 욕심도 있고 눈치도 빠르다.

자신의 삶에 가치를 아는 동료를 보면 일을 피할 수 있는 센스가 있다.

승진한 동료를 보면 점수가 되는 것을 잘 찾는 센스가 있다.


나에게도 눈치가 있었다면

현재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었을까?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어도

누군가

고맙다. 감사하다. 너 답다.

라고  인정해 줄 때가 제일 행복하다.


그러나

나의 자녀들은 잔머리(눈치)가 있으면 좋겠다.


2024년 4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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