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영국에서 근교 투어 하나를 신청했다.('마이리얼트립' 앱으로 근교, 시티, 체험 투어를 할 수 있으니 가기 힘든 곳이 있다면 투어를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신청한 투어는 세븐시스터즈와 알프리스톤, 브라이튼 이렇게 3곳을 가는 투어였다. 혼자 가기엔 부담이 많이 되는 곳들이라 투어로 신청하여 다녀왔다. 아침 일찍 모임 장소로 나가야 해서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버스를 타고 모임 장소로 갔다. 대부분 친구나 연인분들이었지만 그 사이에서도 나처럼 혼자 오신 분들이 계셨다. 나는 용기를 내어 대화를 시도했고 그분과 버스도 같이 타게 되었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달렸을까 세븐시스터즈에 도착을 했다.(세븐시스터즈는 7개의 능선이 일곱 명의 수녀가 서 있는 것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영국 근교 여행으로 많이 가는 곳이다.) 도착을 하고 버스에서 내리니 가이드 님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뒤를 돌아보시면 절대 안 돼요"라고 하셨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일단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뒤를 돌아봤다. "우와" 나는 감탄을 했다. 나는 절벽 위에 서 있었고 바다들과 절벽들이 내 눈으로 들어왔다.
그날은 흐렸고 추웠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게 무색하리만큼 어디에서 사진을 찍든 멋진 절벽과 바다들이 훌륭한 배경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코스였던 알프리스톤(영국의 아름다운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세 곳 중 가장 좋았던 장소였다. 잔잔하면서도 알프리스톤만의 분위기가 확고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가이드님이 스콘 맛집과 망고 맥주 맛집을 추천해 주셨다. 왠지 그날은 망고 맥주가 이끌려서 망고 맥주를 마시러 펍에 갔다. 펍에서 주문을 하고 맥주를 받아 자리를 잡으러 갔다. 신기하게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니 마당으로 이어지는 곳이 있었다. 정원처럼 넓은 곳이었고 테이블과 의자들이 곳곳에 놓여있었다. 나는 그곳에 앉아 망고 맥주를 시원하게 마셨다. 그리곤 알프리스톤 마을을 구경했다. 옷 가게도 들어가 보고, 소품샵에도 들어가 보고, 식료품점에도 들어가 홈메이드 브라우니도 야무지게 사 먹었다. 가장 좋았던 곳이었지만 가장 짧게 머물렀던 곳이라 너무 아쉬웠다.
세 번째 코스인 브라이튼은 바닷가였다.(브라이튼은 영국을 대표하는 남부의 휴양도시이다) 미드나 영드에서만 보던 바다와 똑같았다. 바다 앞엔 다양한 상점들이 있었고 바다엔 요트 타는 사람들과 돗자리를 펴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앉거나 누워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 누구도 나에게 여유를 가지면 안 된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난 왜 늘 여유를 가지며 살아가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와 속상함이 들었다. 적어도 내 일상엔 작은 행복들이 가득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나에게 미안해졌다. 이런 깨달음을 깨닫기 위해 혼자 여행을 가는 것일까? 후회되고 속상했지만 그걸 깨닫게 되어 한편으론 다행이었고 기뻤다. 투어로 간 세 곳에서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표정과 행동으로 느껴졌다. 모든 표정과 행동들이 자연스러웠다. 그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예의를 지키고 자신의 행복도 챙겨가는 그 여유가 부러웠다. 난 어디서부터 어떻게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할까 막막했지만 지금 그 상태로도 나는 나로서 자연스러웠기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요즘 일기를 쓸 때마다 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질문 스티커를 하나씩 붙인다. 최근에 기억나는 질문은 '지금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그 질문에 '너는 무서워도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 , '너는 참 여유 있는 사람‘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