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보다 선거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공무원이다. 민선 정치인의 영향력 아래 예산을 집행하게 되므로 기업으로 따지면 오너가 바뀐 셈이다. 이 상황에 정당까지 바뀌게 되면 여태까지 추진해 오던 많은 일이 바뀌며 고위공무원단인 국장급 참모진들은 물갈이가 된다. 그럼 하위직 공무원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
기관에 따라 영향력이 다르게 적용되지만 기관장이 바뀔 경우 하위직 공무원도 승진, 휴가, 사내 복지 등 제약을 받는다. 그리고 기관(구청)이 작을수록 승진 to가 적으므로 상대적으로 to가 많은 시 소속 공무원보다 인사권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험생들은 시험으로 같은 시에 합격했지만 시 소속, 구 소속 중 어디로 발령이 되냐에 따라 승진이 차이 나고 복지 혜택도 조금씩 다르다. 시 안에만 있을 뿐 자치구의 개념으로 보자면 독립된 기관으로 볼 수 있으며, 시청이 구청보다 상위기관임에도 구청장과 시장이 기싸움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안 그래도 자치구 예산이 적은데 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으므로 구청장의 공약을 펼칠 총알이 없게 되니 자주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런 기싸움이라도 벌어지게 된다면 시장이 그 자치구와 인사교류를 중단하는 사태도 벌어지므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하위직 공무원이다.시 보조금을 안 받겠다는 취지로 밀고 나가자면 독립기관인 자치구청장의 권한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어디서 근무하느냐 또는 어디에 빽이 있느냐 등 능력보다는 관운에 따라 승진속도가 매우 차이 난다. 빽이 없는 공무원들은 to가 상대적으로 많은 시소속 전입시험을 보고 승진을 한 뒤 구청으로 다시 내려가며, 정치라인을 탄 공무원은 구청장이 임기 내 승진을 시켜버리니 굳이 시로 전입시험을 볼 필요도 없다. 그리고 시 소속 공무원보다 빠르게 승진이 가능하다. 물론 시에 빽이 있는 경우가 가장 좋으며, 이 경우에는 시에서 승진을 하더라도 구로 내려가지 않아 남들보다 계속해서 승진 우위를 갖는다. 따라서 어떤 당의 어떤 민선 정치인이 오냐에 따라 하위직 공무원에게도 그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승진에 큰 영향을 끼친다.
또 선거를 통해 선출된 민선 정치인은 자신의 선거구 특정 당사자의 이익을 보호하려 한다. 이는 전체 국가 이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법으로는 당선 후 관련자(캠프)들의 사업들을 밀어주는 방법이 있으며, 방법으로는 주로 수의계약(부가세 포함 2,200만 원까지)으로 기관장의 오더가 알게 모르게 담당자 귓속에 들어온다.(여성기업인 경우 3,000만 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그래서 사업자들은 보통 와이프 명의로 사업을 하는 분도 많다.)
자신을 선거에서 도와줬던 사람들이니 챙기려는 의도는 이해하나, 그 발주업무에 대한 책임은 담당자인 하위직 공무원에게 있다. 이것은 나중에 감사로 징계를 받아 승진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물론 선택권은 담당자에게 있다. 압력이 들어와도 소신껏 진행하는 담당자도 있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덥석 그 업체로 계약을 해주는 담당자도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개썅마이웨이로 소신껏 일을 진행하는 담당자는 인사권자인 기관장 눈 밖으로나 근평이나 승진에 불리하다. 그리고 기관장이 원하는 업체로 수의계약을 진행한 담당자도 감사에 발목 잡혀 징계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기관장이 자신의 오더를 따른 담당자를 이용만 하지 않고 챙기려는 마음이 있다면, 상위기관 감사가 오기 전에 승진을 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승진을 해버리면 징계를 받더라도 다음 급수까지 승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지금 징계를 받더라도 다음 승진 순번이 오기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수의계약으로 밀어줬는데도 기관장이 챙겨주지 않는다면 소신껏 행동한 사람보다 더 큰 피해가 올 수 있다. 물론 수의계약 금액은 워낙 적어서 구에서 보통 진행하며, 시는 상대적으로 예산이 크기 때문에 수의계약으로 밀어주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공사 외 관급자재, 물품 등 나라장터 입찰방법을 피해 각종 편법들로 밀어주기는 가능하다. 물론 금액이 매우 큰 대형 SOC 사업은 입찰을 통해 진행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시민들이 즐기는 지역행사가 있다. 시에서 주관하기도 하고, 구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있다. 지역유지를 만나 표밭을 관리하는 지역행사는 그들에게 너무 중요하지만, 자신의 정치공약도 지켜야 재선이 가능하니 작은 기관일수록(구청) 예산에 신중하다. 둘 다 챙기기에는 예산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공무원들의 인력과 노동으로 지역행사를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용역을 쓰는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시민을 위한 행사라는 명분이 확실하기에 하위직 공무원들을 부리기 적합하다.그래서 하위직 공무원들은 주말에도 정치인을 위해 강제로 출근하고 지역행사를 돕는다. 행사에는 빠질 수 없는 음식과 노래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웨이터가 되거나 교통 통제를 하는 경찰이 되기도 한다. 정치인들의 속내에 맞춰 반강제적으로 참여하므로 하위직 공무원들이 가장 스트레스받는 요소 중 하나이다. 물론 예산이 자치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는 행사를 유치할 때 전문 용역을 쓰고 퀄리티를 올린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비상근무나 지역행사나 복지 측면에서 시소속 공무원이 자치구 공무원보다는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하위직 공무원까지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점으로는 기관장이 바뀔 경우, 기존에 하던 장기 프로젝트 업무가 중단된다. 새로 온 정치인은 다음 선거에서 재선 되기 위해 임기 내 단기적인 전략에 주력한다. 그러므로 공약이행을 담당하는 하위직 공무원은 기존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민선정치인의 공약을 맡는다. 공무원들은 아이템이라고 칭하는 종이 쪼가리로 부서를 이동하고 움직이곤 하는데, 종이 쪼가리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할 때는 기관장이 바뀔 때이다. 하위직 공무원도 고위직 공무원보다는 덜하지만 대거 인사발령으로 부서가 이동되고 조직이 개편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 공무원이라면 자주 만나는 구의원, 시의원이 있다. 재직 중, 그들의 존재성에 대해 참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시민들을 대표해 지자체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감시하기 위해 있음을 알겠으나 의원들의 감사는 정치적 영향이 더 크다고 보기에 정당 기관장의 견제역할과 지역구의 표밭(지역구의 이득) 또는 국회의원의 표밭도 관리해 주기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다. 아무래도 특정 이권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기에 공무원 조직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모르겠으며, 하위직 공무원에게까지 여러 압박과 애매모호한 오더가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