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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Apr 16. 2024

예정된 전쟁

미국과 중국 / G2의 전쟁

 예비군 일 적에는 모형 수류탄, 크레모아, 실탄 사격 등을 훈련하기 전에 정신교육부터 받았다. 호국이와 함께 등장하는 영상 속에서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전쟁은 공백기였던 적이 없다며, 예비군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곤 한다.


이처럼 세계는 크게 3곳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 이스라엘-하마스에 이은 레바논, 시리아, 이란으로 퍼지고 있는 전쟁


3.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러우 전쟁에서는 러시아로 승부가 기울자, 서유럽 들은 앞다투어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전범국가와 나치에 대한 반성으로 국방력보다는 경제력을 중심으로 유로존을 이끌던 독일마저도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이 될지 촌각을 다투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3주 전에 대만 침공 준비를 직접 지시했다. 미국이 2 곳의 전선도 다루기 힘든데, 3개까지 형성된다면 어렵지 않을까?



"중국군, 심상치 않은 군사력 증강"...美사령관의 증언 [지금이뉴스] / YTN - YouTube



그래서 하버드 정치학 박사인 그레이엄 엘리슨이 집필한 '예정된 전쟁'이라는 책을 읽어봤다.


 말도안되는 GDP 성장 / 누가 1등이라는거야?


중국의 눈부신 부상 


'GDP 성장률이 가장 부진했던 2015년도 16주 만에 그리스를, 25주 만에 이스라엘을 하나씩 만들었다.'


패권국인 미국은 2등이라는 타이틀을 주지 않기 위해 항상 애쓰고 있었다. 마치 박정희 정권 때 이인자를 두지 않았던 것처럼.


일본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던 시절에도 플라자합의로 30년을 없애버리곤 하는데... 중국은 일본보다도 급성장 속도가 압도적이었는데도 왜 막지 못했을까?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에 GDP 성장률이 +인 곳은 중국밖에 없었다고 한다. 미국이 휘청거릴 때도 중국은 성장했으니, 견제할 여유가 없지 않았나 싶다.


현재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버린 중국


저자와 하버드 학생들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미 앞서고 있다고 한다. 세계 제조업의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중국을 보며, 미국이 언제쯤 자신이 이인자라는 것을 실제로 깨닫게 될까? 라며.


트럼프가 대선 때, 중국한테 이미 1위 자리를 뺏겼다며 구라 치는지 알았는데, 실제 데이터를 보니 미국보다 앞서가는 산업이 은근히 많았다.



과거에도 비슷한 역사가 있지 않을까?


신흥국이 최강국을 향해 도전할 때마다 아래와 같이 16번의 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12번이 국가 간 전쟁으로 전환됐다. 미중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75% 볼 수있다.



이 책의 핵심 '16가지 사례' - 전쟁전환율 12번 / 중국과 미국의 문명 충돌


 동서양은 문명의 충돌로 전쟁 발생 확률이 높다.


신흥국과 지배국 사이 일어난 전쟁은 서방 간의 전투였다. 그러나, 유교와 중화사상으로 뭉친 이 나라는 신기하면서도 무섭다.


 이 나라 사람들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는다. 5,000년의 역사라는 뿌리 깊은 정체성으로 국민들은 똘똘 뭉쳐있다. 유교를 나라의 정치로 활용할 경우, 미국과 달리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점도 많다. 민주주의로 갈 생각이 없으므로 국민들은 정부에 대항하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나도 '나의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지 말라'라는 어머니들의 시위도 일어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자원을 배분하지 않고 로봇, AI 기업과 같이 유망한 산업으로만 제한적 투입도 가능하다.


 중국은 서양의 체스보다는 동양의 바둑과 같이 장기전을 좋아하는 나라다. 이미 동남아시아는 경제권의 점유율을 뺏기며 흡수되고 있다. 대만도 마찬가지로 무력 침공보다는 경제적으로 흡수하기를 원한다. 중국은 심지어 일본과 한국도 결국 점유율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중국 문명과 관련 깊다. 상대가 국방력이 강할수록 전쟁을 벌이곤 했다. 간단한 예시로는 소련과의 국경분쟁과 6.25 전쟁을 들 수 있다. 당시에 소련은 중국보다 압도적으로 강했으나, 먼저 선제공격을 취해 상대의 기를 꺾어놓는 전략을 취했다. 그리고 6.25 전쟁 당시는 맥아더 장군 및 대다수 군사전문가의 예상을 뒤엎고, 국공 내전을 끝내자마자 나라 정비도 하지 않은 채로 참전했다.


 반면에, 자신보다 국방력이 약한 나라일수록, 무력으로 통일하기보다는 위계질서를 세워 형아우 또는 군신의 나라로 칭하며 소중국화 했다. 수많은 내전 속에서 책사들은 왕에게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구사했다. 그러므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국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아시아를 경제력으로 모두 흡수한 뒤, 패권국과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핫한 대만해협


 오히려 무력 충돌은 제3국에 의해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과 북한의 붕괴가 치명적일 수 있다. 일본 정치는 보수정치로 변했으며, 미국과 맺은 평화 헌법을 수정하기 원한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강하게 주권을 주장하면서,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군사력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변화된 태도가 태평양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


또 북한의 붕괴가 일어날 때, 남한 국민의 여론을 예측하기 어렵다. 불쌍한 북한을 통일시키자며 무력을 쓰자는 여론이 높다면, 공군이 먼저 출전해야 한다. 주한미군과 한국의 공군은 하나의 팀으로 남한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 주한 미군이 전부 철수하지 않는 이상, 미국이 강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16가지 위기를 분석할 때,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4가지에 중점을 두어 해석해야 한다. 과거의 역사는 우리에게 분명히 교훈을 준다. 전쟁은 피할 수 있으며, 필연적이지 않다.


저자는 책 중반까지는 예정된 전쟁이라며, 각종 데이터와 사례를 들며 발발 가능성을 고조시킨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미국이 가장 필요한 것은 중국을 무력과 경제력으로 상대하는'대 중국 전략'이 아니라고 한다.



나라 안의 도전들에 더 집중하라


 일단 멈춰 서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디지털 은유를 좀 더 쓰자면, 두 경쟁국은 자신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앱이 21세기에도 사용 가능한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1,500년 이후에 서방과 나머지 세계가 완전히 갈라져서 서방이 압도적으로 번영할 수 있게 만든 사상과 제도들은 바로 경쟁, 과학혁명, 재산권, 현대 의학, 소비자 사회, 노동 윤리다. 나로서는 미국의 노동 윤리가 해이해지고 소비자 사회가 타락해 버린 현실이 걱정스럽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책을 마무리한다.


"우리는 셰익스피어가 옳았음을 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별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나에게는 좀 어려운 책이었다. 내 해석대로라면 이 책은 '예정된 전쟁'이 아니라, '예정되지 않은 전쟁'으로 제목을 바꿔야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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