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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Apr 16. 2024

나는 충분히 괜찮은 존재입니다

나를 사랑하게 되는 자존감 회복 수업

 자존감을 분석할 때 전통적인 정신분석 이론은 'Why'에 초점을 맞추나, 이 책은 'How'에 중점 두어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자존감을 끌어올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지침서다.


책의 표지처럼 자존감은 나무의 뿌리로 볼 수 있으며, 건물로 비유하자면 기초와 같다. 자아 탐구를 바탕으로 자존감이 먼저 형성되어야 자신감이 생기고,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뜻이다.


"저는 제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능력도 안 되면서 이 일을 하려고 했다니, 제가 미쳤나 봐요"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방법을 제시한다.



'옥에 티가 옥의 광채를 가리지는 못한다.'


 인간의 본능 중에 가장 중요한 본능은 '추구'이다. 모든 포유류가 추구 본능이 있으며, 이는 도파민이 작용한 결과다. 결과를 통해 나타나는 보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상을 위해 달려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사업에 성공하거나, 큰돈을 벌거나 등 목표 자체가 가져오는 행복감은 일시적이다. 과정 속에서 쌓는 '노력'이 추구 본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저자는 심리학자이면서 상담심리가이므로 책을 처음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 여기저기 흩어진 글감들을 글로 정리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문득, 단순히 글쓰기의 어려움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쓰고자 하는 내용 자체에 만족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임을 알게 된 뒤로는 완벽하지 않아도 하루에 2천 자 분량의 글을 격식 없이 자유롭게 쓰자고 마음을 바꿨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고 꾸준히 글이 쓰이면서 불안감은 점차 줄어들었다.



과거를 잊고 새 출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자존감은 대부분 유년기에 형성된다. 인생의 도돌이표가 반복되는 이유는 과거 속 가족관계에서 부모님이 나에게 대한 태도와 반응에 맞추어 시나리오를 재현하는 경향이 깊다.


 생계문제로 인해, 늘 자기 곁에 없던 아버지에 외로움과 실망감을 느낀 한 여성은 '난 어른이 되면 항상 곁에 있어 주는 남자를 만날 거야'라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부분 여자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 과거에 익숙했던 상황, 즉 아버지가 자주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던 어린 시절을 재현하곤 한다. 그러고선 남자친구에게 '내 곁에 있어달라, 항상 붙어있고 싶다'라며 불평을 한다. 이는 과거 속 깊은 내면으로 들아가, 본인을 인정하지 못했기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의 가계도로 돌아가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는 진정한 '나'를 인정함으로부터 자존감은 형성된다. 인정하고 나서부터 떠나보내야 할 것들을 완전히 놓아주어야 슬픔을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할 수 있고 '어린 시절의 시나리오'와 다른 길을 걷겠다는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기 객관화로 스스로를 바라본 뒤, 다른 사람이 보는 '나'와 내가 평가하는 '나'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그러고 나서  "성인이 되는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부모를 치유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시나리오인 기본 코드에서 새로운 코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은 '부모가 바라보는 나'는 내가 아님을 인지함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부모를 바꾸려 하거나,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도돌이표는 무한정 반복될 뿐이다.


 이 관점에서 볼 때, 나를 사랑하기 위한 2가지 조건은 위와 같이 자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다양한 면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나의 존재 자체를 사랑해 주고, 나의 모든 것을 받아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봐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태어나 줘서 감사해'와 같은 높은 자존감을 의미한다.


 연인 관계에서도 오늘 나의 상태나 모습이 어떠하든지 항상 '나는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상대를 만나면, 처음으로 자존감이 형성되는 단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태어나서 괴롭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달고 산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저자는 가슴 한구석이 아린다고 한다. 이는 내면의 생명이 꽃을 피우려 할 때, 무거운 죄책감과 수치심이 끊임없이 방해하는 사고로 자존감을 형성할 수 없다고 한다.



가짜 자아는 진짜 자아와 다르나, 둘 다 중요하다.


 '가짜 자아'는 물건을 사는 행위, 물질적인 만족을 찾는다. 본질적으로 진짜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 보이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쓰고 '가짜 자아'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진짜 자아'와 일치시키는 고도화된 훈련을 해야 한다. 자아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은 절대로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감 없이,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1을 디자인할 당시, '나는 뭐든지 해낼 수 있다'라는 높은 자신감을 보여주곤 했다. 세계 1등이 되겠다는 허무맹랑한 목표를 세우고 타인의 평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 나오는 과정은 절대 단순한 사고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 내면의 깊이를 끊임없이 훈련하고 연습해 본 사람만 가능하다.


우리도 '자존감'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나요?"

"자신의 존재가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하나요?"

"칭찬을 받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나니까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나요?"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나요?"


고도로 훈련하고 연습한 사람들은 위의 대답을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과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속도가 정말 빠르다. 나는 젊은 세대가 '돈'이 없어서 결혼과 출산을 회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배경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오히려 사회적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젊은 세대는 마음이 모두 아픈 것 같다. 유튜브 댓글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끝났어. 어른들은 대한민국이 크게 성장하는 시기였으니, 뭘 해도 먹고살기 좋았겠지'라든가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무슨 결혼이고, 아이를 낳아.'라고 말하는 심리적 작용이 크다고 생각한다. 또 동양문화의 사고관으로 이 나이에는 이것을 해야 돼. 10대에는 수능으로 좋은 대학 가야 돼. 20대는 좋은 회사 취직해야 돼. 30대는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 낳아야 돼. 이런 틀에 갇힌 강박적인 사고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기억하자. 살아 있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이룰 기회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급성장한 경제발전의 후유증과 본인을 알아가는 훈련을 배우지 못한 채, 몸만 '성인'이 되어간 듯하다. 이런 심리는 앞서 일본이 밟은 '히키코모리', '캥거루 족', '프리터 족'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도 이런 문화가 정착되고 있으며,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지 않나 싶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런 표현을 썼다. '새장 속의 새는 나는 법을 잊는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부모가 개선되어야, 본인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독립이란 원 가족에서 분리되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무의 뿌리가 단단히 박힐수록 나뭇가지가 위로 무성하게 뻗어나가는 법이다.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적절한 충전과 휴식의 시간을 가져야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다.


 자존감은 마치 연위갑(가벼운 갑옷이지만, 튼튼해서 창칼을 막고, 가시가 안에 있어 입고 있는 사람을 때리면 오히려 상처 입는 갑옷)으로 볼 수 있다. 연위갑을 물려준 부모가 없더라도, 친구나 동료의 도움을 받아 나만의 '연위갑'을 만들 수 있다. 이 글이 당신의 '연위갑'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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