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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unlimited“

Platz 2

by hyogeun

“1+1=unlimited“ - Platz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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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는 ‘폴리스’라 불리는 도시 국가에 ‘아고라’가 있었다. 폴리스마다 크기와 형태는 달랐지만, 그 중심에 있는 아고라는 사람들이 모여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 장이었다. 일상적인 안부부터, 각종 정책을 토론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민회와 법정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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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행사를 넘어 연극이나 공연, 종교 행사와 연설 장소를 통해 동일한 추억을 간직하게 해주는 공간이기도 했으며, 전쟁 시 도시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끈끈한 연대를 맺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도 이루어졌고, 자연주의 철학을 주장한 ‘스토아학파’가 아고라에서 탄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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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고대 그리스는 아고라의 존재를 자랑스럽게 여겼고, 고대 최대 제국이었던 로마도 아고라를 본떠, ‘포럼(forum)’이라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느니, 그들은 일찍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유의미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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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들어와서 아고라는 광장이 대신했다. 건물로 둘러싸여 적절한 위요감을 주는 광장은 심적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한다. 건물이 광장을 둘러싸니, 접근성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빛만 잘들어오면 음산하지도 않아, 광장은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인 동시에 소통의 공간으로 그리스 아고라와 결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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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광장은 플라츠(platz)로, 오늘 소개할 ‘플라츠2(platz 2)’는 광장의 특성을 잘 활용했다. 두 개의 건물로 둘러싸인 열린 공간은 건물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로 각 동, 각 층에 자리 잡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엮어준다. 자기만의 안목과 취향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간을 풍성하게 만드는 플라츠이기에, 그런 이들이 모여 대화하는 공간은 아고라에서 열렸던 유의미한 장을 만들어낼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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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츠 2의 형제 사이인 플라츠 S는 성수동의 핫한 거리에 바로 면해 있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그곳이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면, 플라츠 2는 플라츠 맴버만 이용할 수 있기에 전문성이 더 짙다. 다행히 맴버가 아니더라도, 전시나 실용과 미학을 담을 제품을 판매하는 ‘lobby’를 통해 광장을 경험할 수 있으니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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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아닌 둘이, 둘이 아닌 셋이, 셋이 아닌 다수가 모여 만들어낸 유의미한 장은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고, 이곳 플라츠 2도 그런 자극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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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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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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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뚝섬로17길 35

매일 12: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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