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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든 May 25. 2023

환자안전관리팀 간호사 인터뷰

병원 내 환자안전관리팀에서는 무슨 일을 할까?

이든 :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독자분들에게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빛이 나는 언니 : 저는 10년 차 간호사입니다. 중환자실 2년, 정신과병동 6년 거쳐서 지금은 환자안전관리팀이라는 내근직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서에서 일한 지 2년 차입니다.




이든 : 오늘은 환자안전관리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환자안전관리팀은 저도 조금 생소한 부서 이름인데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빛이 나는 언니 : 제가 소속된 부서에는 각기 다른 색깔의 업무가 혼재되어있습니다. 우선은 환경 유지 지원직(환경 관리 해주시는 선생님들입니다)의 인사, 근태, 업무관리를 하는 역할, 병원의 외래와 입원, 검사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고 조율하는 역할,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전반에 대한 담당을 하는 역할을 하는 부서입니다.      





이든 : 환자안전관리팀에는 간호사만 있나요?


빛이 나는 언니 : 간호사와 사무직 직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든 : 간호사와 사무직 직원이 하는 일이 다른가요?


빛이 나는 언니 : 맡은 업무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아무래도 현장이 돌아가는 거나, 원내 여기저기를 통합적으로 봐야 하는 건 현장에 있었던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특히 진료 현장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업무들의 경우 간호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든 : 선생님께서 하시는 업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빛이 나는 언니 : 전 부서에서 외래 운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급 종합 병원이기 때문에 중증 환자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경증 환자들의 진료를 줄이는 것이 필요해 경증 질환 현황을 매달 모니터링하고 진료과에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외래 진료를 휴진 할 때 보충 진료를 계획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서류 검토를 하고 있고, 외래진료를 줄이거나 늘리는 것이 적절한지 심의를 하기 위해 서류 검토, 자료 분석, 심의 자료 작성, 심의 준비 등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든 : 오늘 정말 몰랐던 내용을 많이 알게 될 것 같아요! 환자 안전 관리팀에 근무하며 힘드신 부분은 없으신가요?


빛이 나는 언니 : 일단, 내근직이라는 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 온전히 나의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일에 대한 공과가 모두 저의 것이 됩니다. 그만큼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근데 회사라는 곳이 공보다는 과가 더 드러나는 곳이잖아요... 또한 병원 내의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의국 직원, 외래 간호사, 타 부서 직원, 파트장/팀장/과장, 전공의부터 교수님들까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절 찾는 전화가 오면 긴장이 됩니다.





이든 : 주로 응대하는 분들이 평소 임상에서 같이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은 아니라 그런 부분은 힘드셨을 것 같아요.


빛이 나는 언니 : 맞아요. 그런 것도 있고 다양한 직원들이랑 응대를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은 진료과마다 각자의 형태대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고 부서마다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있다 보니 그런 걸 하나씩 물어보고 이해하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점이 있어요. 아무래도 큰 병원에서 다양한 인력이 함께 일하다 보니 그런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든 : 그 외에도 환자안전관리팀에서 일하시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빛이 나는 언니 : 메신저나 유선으로만 수시로 의사소통을 하던 의국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친절하고 밝은 분이어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분이었어요. 일면식은 전혀 없는 분이었는데, 병원 직원 게시판에 제가 결혼을 한다는 공지가 올라온 것을 보시고는, 축하해주고 싶으시다며 축의금과 함께 결혼 선배로서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쪽지를 함께 주셨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이든 : 환자안전관리팀에 일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들이 있을까요?


빛이 나는 언니 : 문서 작업 능력, 보고서 제작 능력, 숫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담대함, 끈기,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논리력, 창의력,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말씀드리고 나니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게 맞나 싶네요.






이든 : 그렇네요; 그런데도 다른 부서에 있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나요?


빛이 나는 언니 : 교대 직에서 내근직으로 변하면서 달라진 점은, 휴일을 얻었지만 월급을 잃었습니다. 교대 직의 수당체계가 어마어마한 거였더라고요. 그리고 스케줄에 의해 일정이 영향을 받거나 갑작스럽게 스케줄이 변할 거라는 불안정성이 개선되어서 매주 같은 시간에 무언가를 배우거나 모임을 갖는 것이 편해졌어요.

병동에서 환자를 보다가 행정직으로 오면서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가치관과 자존감인 것 같아요. 병동에 있을 때는 내가 환자를 치료하는데 주체적인 존재가 된 느낌이 들어 자존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있었는데, 행정직에 오니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이 확연히 줄어들다 보니 그냥 부속품이 된 듯한 느낌이 들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간호사들이 병원의 곳곳에서 힘겹게 일하고 있는 것을 속속들이 보게 되니, 간호사들이 병원의 핵심 인력이라는 생각이 더 커지면서 간호사들에 대한 병원의 처우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안타깝고 한탄스러운 느낌이 드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점이지만 아무래도 유니폼이 없는 부서이기 때문에 출근복을 정장으로 다시 다 새로 사야 했어요.


      

이든 : 처음 환자안전관리팀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빛이 나는 언니 : 처음 이 부서에 왔을 때는 병동에서 환자를 직접 볼 때의 경험들 때문에 열정도 넘치고 프라이드도 넘치고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병동을 떠난 지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은, 열정도 프라이드도 줄어들었네요. 아무래도 제가 있는 부서가 진료와 관련된 업무를 하다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간호직과 관련되어 있거나 보다 환자에게 직접적인 업무를 하는 내근직 선생님들은 조금 다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이든 :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안전관리팀을 추천한다면 어떤 점이 있나요?


빛이 나는 언니 : 병동에서는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건강상의 개선을 돕는 역할을 했다면, 이 부서에서는 간접적으로 환자들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추천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이든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환자안전관리팀에서 하는 일을 한 줄로 정의하자면?


빛이 나는 언니 : '백조의 발놀림'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든 : 간호사 일을 하며 언제 행복하신가요?


빛이 나는 언니 : 행복하다고 느꼈던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쳤군 휴~하는 안도감을 제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이든 : 그렇죠. ㅎㅎ 퇴근할 때 제일 행복하죠. 간호사를 오래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나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빛이 나는 언니 : 꾸준히 공부할 것과 나를 간호해줄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임상에서 있는 분야를 공부하는 건 업무 현장에서 더 당당하게 일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업무와 관련 없이 나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공부(예를 들면 독서도 공부가 될 수 있고 악기, 운동, 베이킹 등의 취미 배우기 같은 것)를 하는 건 일이 아닌 것에 몰두하게 해 리프레시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소소한 즐거움들이 생겨서 삶에 원동력이 되기도 하구요. 그리고, 남을 간호하는 것도 좋지만 나부터 간호해주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는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내 마음속에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나는 어떤 힘듦이 있고 그 힘듦은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는지를 살피고 개선하기도 하면서 나를 더 단단하게 채워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든 :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널스터뷰>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빛이 나는 언니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보다 빛나는 간호사가 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사진 제공 : 빛이 나는 언니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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