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빨리 빼는 요가 동작 알려줘.”
“식사량을 줄여. 그게 제일 빨라.”
살을 ‘빨리’ 빼고 싶다면 지름길은 의심할 여지없이 식단에 있다. 다이어트에서 운동의 역할은 탄력 있고 건강한 몸과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을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정말로 살이 빠지는 요가가 없냐고 묻는다면, 물론 있다.
뱃살을 빼는 데에는 나바아사나가 효과적이다. 엉덩이와 꼬리뼈로 중심을 잡고 상체와 하체를 V자 모양으로 들어 버티는 동작인데, 앞으로 뻗은 팔로 다리를 잡지 않는다. 1분은커녕 10초만 유지해도 복부가 바들바들 떨리겠지만, 점차 버티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다리를 쭉 펴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기 때문에 자세가 익숙지 않다면 무릎을 굽히고 유지해도 된다.
출렁거리는 팔뚝 살 제거에는 차투랑가 단다아사나만한 것이 없다. 한 시간의 요가 수업 중에도 몇 차례 반복하게 되는 이 자세는 우리가 아는 푸쉬업, 팔 굽혀 펴기 자세라 보면 되는데, 윗 팔 근육을 단련해 탄탄한 팔을 만들 수 있다. 피트니스에서 팔을 어깨보다 넓게, 팔꿈치를 바깥쪽으로 벌리고 가슴 근육을 이용해서 올라오는 것과는 달리, 요가에서는 팔꿈치를 옆구리 쪽으로 붙여서 삼두근을 사용한다. 무리하지 않기 위해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한다 할지라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브라 끈 위아래로 울퉁불퉁한 튀어나온 등살에는 아도무카스바나사나, 다운독이 좋다. 손바닥으로 바닥을 힘껏 밀어 엉덩이를 천장으로 끌어올리고 몸을 역 V자로 만들어내는 이 동작을 하다 보면 팔과 등 근육을 쓰게 되는데 등살이 정리된다는 느낌이 든다. 뭉쳐있는 근육들을 늘려 순환을 도울 뿐 아니라 바닥을 미는 데 사용하는 팔과 등의 근육들을 단련하기 때문이다.
“요가하면 살 잘 빠져?”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요가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봤다. 요가를 하면 군살 없이 적당히 탄력 있는 몸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요가를 한다고 선명한 복근이 생기거나 엉덩이가 커지지는 않는 것 같다. 함께 요가를 하는 친구들이 요새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식단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니 정말로 하루가 다르게 몸이 달라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요가를 잘 하는 친구들이라 몸을 사용하는 법과 회복시키는 법(근막 마사지, 이완법 등)을 잘 알고 있어서 효과가 더 좋은 것이겠지만, 요가는 타바타나 HIIT 같은 인터벌 트레이닝, 중량운동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그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느꼈다.
“아, 탈탈 털렸다...... 누가 요가 쉽다고 했어? 요가가 젤 어렵네.”
달리는 것도 아니고 무게를 드는 것도 아닌, 내 몸 크기만 한 매트 위에서 맨몸으로 이리저리 자세만 바꿀 뿐인데 그렇게 숨이 차고 땀이 흐르니 요가는 신기하다. 여자들이 하는 운동이라 얕잡아 보고 온 남자들은 아쉬탕가 요가나 빈야사 요가 혹은 파워요가라 이름 붙은 수업을 듣고 나면 이런 반응을 보인다. 이 요가들은 서서하는 동작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움직임의 속도가 빠르다. 요가의 이완의 특성보다는 유산소와 근력이 결합된 느낌이다.
그렇다면 빈야사, 아쉬탕가, 파워요가만이 살을 뺄 수 있는 요가일까? 미국의 내과의인 Baxter Bell는 꼭 하드코어의 운동만이 살을 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정적인 회복요가나 힐링요가의 동작들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것에 주목했다. 부교감신경의 활성화가 호흡, 호르몬, 소화를 조절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정적인 요가가 과체중 여성들의 복부 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왜 요가를 하면 살이 빠지는 것일까? 요가가 다이어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사나를 통한 직접적인 운동 효과에 더해, 근육을 잘 이완하고 올바른 자세로 생활에 임함으로써 칼로리를 제대로 소모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요가를 통한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는 폭식을 방지하고, 내 몸에 대한 관심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식습관을 찾게 하는 간접적인 효과까지 아우른다. 신체활동의 레벨을 높이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부터가 다이어트의 시작인데, 요가는 내 몸을 잘 돌보는 마음을 잡는데 명확한 도움을 준다.
여기에 더해, 요가 경전의 가르침에 따라 ‘요기 식단 Yogi’s Diet’을 실천한다면 체중조절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비폭력, 아힘사의 가르침을 따라 채식을 하고, 아유르베다의 사트바적인 음식인 신선한 채소, 제철 과일, 통곡물 등을 먹으면 당연히 건강하게 체중 조절이 되지 않을까?
“얼마나 자주 요가를 해야 살이 빠질까?”
마지막으로 이 질문에 내 경험에 비추어 대답을 해보자면, 주 3회 수련은 지금보다 살이 더 찌지 않게 유지시켜줄 수 있다. 살을 빼고 싶다면 주 5회의 수련을 하되, 땀이 날 정도의 빈야사, 파워 요가와 이완 중심의 회복, 힐링 요가가 적절히 섞이면 더 좋겠다. 여기에 건강한 식단, 스트레스받지 않는 마음 챙김이 추가되어야 한다.
요가와 명상에서 말하는 ‘마음 챙김 mindfulness’은 다이어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음 챙김이란 내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내가 먹는 음식의 양을 제삼자가 된 것처럼 떼어놓고 바라보고, 먹는 속도, 배고픔과 심리적 허기를 구별해낼 수 있는 것도 포함한다. 나아가 마음챙김을 통해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 등에 저항하는 의지를 세울 수 있고, 스트레스성 폭식, 폭음으로부터 나를 지켜낼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요가를 하고 있다면, 혹은 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당신은 그것만으로도 살 빼기 위한 한 걸음은 뗀 것이다. 충분히 훌륭하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Edi
그림: Jess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