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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하는 사람이 스쿼트를 해야 하는 이유

by 요가언니


“큰 일 났어. 내 엉덩이 납작해진 것 봐봐. 너무 요가‘만’ 열심히 했나 봐. 그렇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근육이 커져서 요가가 잘 안될 테고.”


함께 요가를 하는 친구가 갑자기 엉덩이 고민을 시작했다. 요가‘만’ 열심히 하면 엉덩이가 작아지는 정확한 이유나 연관관계는 모르겠으나, 요가 수련을 심도 있게 하시는 선생님들에게서 애플힙이 연상되지는 않으니 내 친구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요가가 큰 근육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는 오히려 큰 근육들이 빠지며 몸의 선이 가늘어졌다. 아쉬탕가 요가를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들이 멋진 잔근육 갖고 있긴 하지만, 그건 근육이 커지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친구한테 스쿼트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무게 없이. 맨몸 스쿼트 한다고 요가하는데 지장이 있을 만큼 근육이 커지지는 않을 거야.”

“그럴까?”

“응. 스쿼트를 하루에 1000개씩 할 것도 아니고. 할 수 도 없고.”


직접적인 스쿼트 동작을 하지는 않지만 요가에도 비슷한 자세가 있다. 체어 포즈, 산스크리트어로는 웃카타아사나라고 부르는 의자 자세이다. 투명의자에 앉아서 양손을 들고 벌서는 것 같은 자세 말이다.


이는 전사자세(Warrior Pose)와 함께 하체 근력 향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세이다. 현대인은 긴 시간 동안 안정적이지 않은 삐딱한 자세로 앉아있기 때문에 엉덩이 근육이 눌리고 탄력을 잃기 쉽다. 체어 포즈의 엉덩이를 뒤로 쑥 빼고 앉는 동작을 할 때 엉덩이 근육이 길어지면서 강해진다. 이를 신장성 수축이라고 부른다.


다리의 관절 3개를 모두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기도 하다. 엉덩이를 뒤로 쭉 뺄 때 접히는 고관절, 무게중심을 낮출 때 접히는 무릎관절, 자연스럽게 따라 굽혀지는 발목관절이 그것이다. 스쿼트로 앉는 동작을 상상해보자. 엉덩이를 뒤로 많이 빼면 엉덩방아를 찧으며 뒤로 주저앉게 될 것이고, 무릎이 앞으로 많이 나가면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엉덩이와 무릎의 위치가 이동할 때 체중이 앞으로도 뒤로도 쏠리지 않는 밸런스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건 발바닥으로 느낄 수 있는데, 발뒤꿈치나 발가락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체중이 실리지 않고 발바닥에 골고루 무게감이 느껴지면 된다.


앞뒤 밸런스가 중요한 이유는, 과부하로 인한 통증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 자세를 하고 무릎이 아프다면 무릎을 너무 많이 구부리고 앞으로 내보냈다는 뜻이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고관절을 접는 동작(hip hinge라고 부른다.)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고관절을 접는 대신 무릎만 앞으로 내민다. 널리 알려져 있는 스쿼트의 제1원칙인 발가락보다 무릎이 나가면 안 된다는 원칙을 어기면서 말이다. 이렇게 무릎만 과도하게 접히면 점차 무릎이 아파질 것이고 의자 자세나 스쿼트 자세는 피하게 될 것이며, 다리는 더 약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반대로 무릎을 제대로 구부리지 못하고 고관절만 많이 구부리면 상체가 과도하게 숙여지고 고관절 앞쪽이 집히는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러니까 체어 포즈나 스쿼트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두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리고, 무릎과 엉덩이가 각자가 나가야 할 방향으로 잘 나아가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지점을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상체이다. 스쿼트를 할 때는 균형을 잡기 쉽도록 양손을 앞으로나란히로 올리기도 하고, 요가의 의자 자세에서는 양손을 귀 옆으로 뻗은 후 진행한다. 무게 중심이 아래로 향하고 있는 하체가 중력의 영향을 점점 더 받고 있을 때 상체를 위로 뻗으면 반대로 끌어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상하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상체와 양팔을 위로 뻗는 것이다.

요가의 의자 자세에는 여러 변형이 있다. 보통은 척추를 중립상태, 그러니까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지 않은 상태로 30~45도 정도로 들어 올리는 것이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기본자세이나, 수련 목적에 따라 상체를 더 꼿꼿이 세우기도 한다. 이를테면 아쉬탕가 요가의 웃카타아사나 같은 것이 그런데, 팔을 천장으로 수직이 될 만큼 쭉 펴고 양 손바닥을 포개며, 고개를 뒤로 젖혀서 시선이 손끝을 쳐다보게 한다. 이렇게 하면 척추가 뒤로 꺾이는 백밴드가 되는 효과가 있고, 등이 꺾이면 중심을 잡기 위해서 아랫배에 힘을 줘서 배를 집어넣고 오리궁둥이가 된 엉덩이를 꼬리뼈를 말아서 넣는 것으로 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스쿼트를 할 때도 엉덩이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하기 위해서 척추를 수직으로 세우기도 한다.


그럼, 의자 자세, 아니 스쿼트 함께 해볼까요?


https://youtu.be/SGWgKm2eL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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