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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May 17. 2023

무지개 자세가 안 되는 이유

우르드바 다누라사나

     

후굴이 매우 잘 되는 사람의 우르드바 다누라사나 예시. 나 아님.       (출처: 인스타그램 seonia )

“나는 왜 손바닥이 매트에 안 닿지? 팔이 짧은가?”

“다리가 긴 거겠지. 하하하.”     


우르드바 다누라사나. 휠포즈, 혹은 무지개자세로 친숙한 자세가 안 된다고 친구가 말했다. 위를 향한 활자세, 아치 자세라고도 한다. 어릴 때 발레학원에서 이 동작을 배운 나와 태권도 학원에서 배운 내 동생은 집에서 거꾸로 세상을 보며 네발로 기어 다니기를 자주 했다. 얼굴이 뒤집힌 귀신놀이로 할 때도 있었고 누가 더 빨리 네발로 걷나 시합을 하기도 했다. 이런 나로서는 수련실 옆 사람들이 팔을 펴지 못하는 것이 의아했다. 처음에는 팔 힘이 부족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는 어깨 가동성이 충분하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아, 물론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며, 고개가 꺾일 것만 같으니까.


등을 대고 누워서 발바닥, 손바닥이 지면에 잘 닿도록 한다. 무릎을 접어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끌어오고, 손바닥을 귀 옆 바닥에 내려놓되, 손가락이 어깨를 향하도록 놓는다. 이때 손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을 수 있도록 팔꿈치를 수직으로 세우려는 노력을 해본다. 한 번에 팔, 다리를 펴며 아치 형태를 만들거나, 정수리를 먼저 바닥에 대고 손바닥, 발바닥을 단단히 지지한 후 팔다리를 강하게 펴며 올라오면 된다. 방법은 단순하나 매우 강한 후굴자세이다.


서혜부를 중심으로 고관절이 펼쳐지고, 척추가 많이 늘어나며, 무엇보다 팔을 큰 각도로 넘겨야 한다. 코어 근육을 중심으로 상하체가 고루 펼쳐지는 형상인데, 이를 요가에서는 에너지의 중심인 깐다를 기준으로 반원으로 펼쳐지듯 확장한다고 말한다.


어깨 유연성이 부족한 예시. 실제 사람 아님. 얼굴 보면 징그러움 주의. (출처: bing ai image creator)

팔다리가 고루 강하게 펴져야 아름다운 아치의 형태, 혹은 무지개 모양이 된다. 위의 그림은 팔은 편다고 폈지만 무릎이 거의 펴지지 않은 상태로, 친구의 경우와 같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릎을 쭉 펴면 된다.’이기는 하나 이게 말이 쉽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무릎을 펴세요.’라고 해서 무릎이 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릎이 안 펴지는 것은 무릎의 문제인가? 아니, 어깨와 가슴의 문제이다. 무릎을 편다는 말은 발바닥으로 지면을 강하게 지지하며 밀어낸다는 말이다. 자연히 무게중심이 하체에서 상체로 넘어가게 되고 바닥을 지지하는 힘이 세 질수록 팔이 뒤로 많이 넘어가고 그 체중이 손바닥에 실리는 형상이 된다. 이제 어깨의 가동성과 손목의 유연성 문제로 넘어간다. 여기서부터는 팔꿈치와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힘의 방향, 그러니까 가슴을 대각선 위로 들어 올리는 방향성을 생각해야 한다.       

손목이 과도하게 꺾인 예시. 실제 사람 아님. ai가 그린 그림임.         (출처: bing ai image creator)

팔을 뒤로 잘 넘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몸의 앞면 근육들이 잘 늘어나야 할 것이다. 어깨의 경우는 가슴근육(대흉근, 소흉근), 골반의 경우는 장요근과 대퇴사두근이 그렇다.  이렇게 몸의 앞면이 열리는 동시에 후면의 근육들은 강하게 수축되어야 한다. 척추기립근을 중심으로 위로 승모근, 능형근, 삼각근과 아래쪽으로 대둔근, 슬근(햄스트링) 말이다. 이들이 잘 버텨줘야 몸 앞쪽의 복근, 장요근, 흉근, 대퇴사두근이 안정감 있게 늘어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근육이 골고루 사용되었을 때의 예시 . 나 아님.             (출처: 인스타그램 seonia )


강한 후굴을 할 때면 숨이 가빠진다. 얼굴이 빨개지기도 한다. 호흡 조절이 중요한 아사나이다. 그래도 가슴을 활짝 열어내고 나면 하루 종일 말려있던 어깨를 제자리로 돌려놓은 뿌듯함과 시원함, 탁 트이는 느낌이 있다.        


낙타자세, 반비둘기자세. (출처: ekhartyoga.com)

언제나 그렇듯 요가 아사나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다. 고관절을 잘 펼칠 수 있어야, 견관절의 굴곡이 잘 이루어져야, 척추가 잘 젖혀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쉽게는 브릿지자세부터 낙타자세라 부르는 우스트라아사나, 그리고 반비둘기자세라 부르는 에카파다 라자카포타사나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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