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이름으로 책을 판다
미노와 고스케는 겐토샤의 편집자 이상의 역할을 한다. 겐토샤와 일본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인 캠프파이어가 만든 크라우드펀딩 출판 회사 ‘엑소더스’의 이사이며, 캠프파이어의 체어맨이자, 호리에 다카후미 이노베이션 대학교의 특임교수이기도 하다. 그가 2017년 6월부터 ‘부업’으로 운영한다는 온라인 살롱 ‘미노와 편집실’에는 2019년 7월 15일 현재 964명의 후원자(유료 회원)가 월정액 5940엔을 내며 ‘미노와교’의 신도(?)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20대들이 주축인데 글쓰기, 편집, 디자인, 동영상, 이벤트, 서점 영업 등을 하며 미노와의 일을 돕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교류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곳이다. 참여자들이 출판사 편집자에게 스스로 돈까지 내면서 재능기부를 하는 이상한 커뮤니티다. 자신들의 가치와 열정을 높이기 위해 ‘경험할 기회’를 돈을 주고 산다는 것이다. 자신을 브랜드화하며 개인으로서 활약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미노와의 설명이다. 그래서 미노와가 만드는 책의 프로모션을 돕거나 서점 패널 디자인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들에 열심히 참여한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뉴스픽스 북’은 2017년 4월에 출판사 겐토샤와 소셜 경제 뉴스 플랫폼인 뉴스픽스가 협업하여 시작한 출판 브랜드다. 매월 오리지널 도서를 1종씩 발간하여 ‘뉴스픽스 아카데미아’ 회원들에게 먼저 발송하고 서점에서 판매한다. 이렇게 펴낸 호리에 다카후미의 『다동력』, 오치아이 요이치의 『일본 재흥 전략』 등이 출판시장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뉴스픽스 아카데미아는 “다양한 분야의 실천적 선도자들이 모이는 새로운 시대의 배움터”를 표방한다. 월정액 5000엔을 지불하면 회원들에게 ‘시대의 지혜’를 제공하는 오리지널 도서(뉴스픽스 북 또는 뉴스픽스 퍼블리싱에서 발행한 도서)를 매달 1권씩 보내주는데 종이책이나 전자책을 선택할 수 있다. 종이책을 선택하면 특전으로 저자의 편지를 책에 동봉한다. 뉴스픽스 아카데미아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다양한 온라인 강의(MOOK)를 마음껏 볼 수 있고, 매달 7회 이상 개최하는 오프라인 특강에 회원 자격으로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고, 과거의 이벤트 동영상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뉴스픽스가 제공하는 국내외 경제 뉴스와 동영상 콘텐츠 이용권도 여기에 포함된다. 회원으로 제한해 별도의 수강료를 내야만 들을 수 있는 30명 이내 정원의 세미나도 6개가 개최되고 있다.
현재 3000명의 유료 회원이 있어서, 구독 모델에 따라 출판사로서는 최소 판매 부수가 보장된다. 책의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판매량을 먼저 고려하는 기획이 아니라 도전적인 출판기획이 가능하고, 이 점이 주목받는 책을 계속 펴낼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되고 있다.
뉴스픽스 북에서 이번 달에 발행한 책은 호리에 다카후미의 『허세의 방법』이다. 소셜 시대에 새로운 화폐의 역할을 하는 ‘영향력과 신용’을 끌어 모으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홍보한다. 자금과 관심을 모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연달아서 해 왔던 호리에의 허세라고밖에 볼 수 없는 장대한 비전과 사람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명언들을 모았다. 출간 즉시 아마존재팬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전에 나온 책으로는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귀재로 알려진 미쓰모토 유스케의 『실험적 사고』를 비롯해, 일본창생투자 사장이 쓴 『자본가 마인드 세트』, ‘위대한 팀에 필요한 것은 리더가 아니라 법칙’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THE TEAM 5가지 법칙』, 『HELLO, DESIGN』, 유튜브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인으로 평가받는 엔터테이너인 피코 타로의 프로듀서가 쓴 『피코 타로를 만든 법칙』, 『메모의 법칙』, 『동영상 2.0』 등이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이다.
통상 경제경영서 단행본 한 권을 만드는 데는 집필에서 제작까지 적어도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에 비해 ‘뉴스픽스 북’에서는 그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3개월 만에 책 한 권을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Money 2.0』은 가상화폐 이야기가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하던 무렵에 기획해 화제의 거품이 사라지기 전에 책으로 나와 빛을 발했다. 주로 인터뷰 방식으로 콘텐츠를 걸러내고 구조화시켜 편집하기 때문에 제작 속도가 빠르다. 만든 책의 반응이 좋은 것은 대개 비즈니스 분야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인물이나 주제의 책을 신속하게 만드는 기동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느리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만들고자 하는 기존의 출판 방식과는 다르게, 출판 프로세스와 마케팅이 팔리는 책의 출판, 나아가 베스트셀러의 양산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회원 전용 서비스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뉴스픽스 베스트 셀렉션』 같은 책도 2종을 만들어서 제공했다. 화제가 된 인물들의 기사에서 다시 읽어도 좋은 구절과 코멘트를 모았다.
-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편집자 이름으로 책을 판다」원고 전문은 2019년 7월 20일 이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492호 '일본 출판 리포트 36'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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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엄행다』 북토크가 7월 25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성산동 골목서점 조은이책에서 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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