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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Jul 10. 2021

등지며 헤아리며

드로잉- 산청

이사재 돌계단을 오른다.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길

표지석이 난중일기를 울린다.

밤새도록 비가 내리고

농사짓는 자의 집에서 밤을 묵었다 한다.

매화나무 곁서니

마을 지붕 나란한 듯 흩어지고

큰 새가 긴 목 곧추 세우며

남사천에 내린다.


덕천서원으로 들어다.

학문을 논하고 의를 행한

칼 찬 선비 남명 조식.

온몸 쌓인 허물

천 섬 맑은 물에 씻으리라,

바위돌이 시를 울리고

강바람 불어 사방이 열린다.


가까이 멀리하며

세상 등지며 헤아리며

은행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운다.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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