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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Mar 25. 2023

길의 연대표

드로잉- 나주

1

한 걸음 천천히

삼국에서 고려와 조선으로

일제강점에서 광복으로 딛는다.

문 닫힌 나주역사 나란히

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섰다.  


통학열차가 멈추고 개찰구 나오는 학생들

한일 학생들부딪쳤다.

나주역 댕기머리 사건의 항거는* 

광주에서 목포로

평양과 함흥으로  

독립의 외침으로 퍼져갔다.

역사 한 줌 얻

불려 기억될 이름들을 지난다.


2

강이 들을 흐르고 

바다가 밀려들던 영산포

고깃배 소금배 들고

세곡과 옹기와 젓갈도 쌓이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물길로 철길로 

나주평야 쌀이 실려 나가고

일본을 옮겨 놓은  

상점과 거리가 어섰다.

수탈로 얼룩졌다.


하구둑이 서며 

영산포는 바다가 들지 않는다.

나루터에 흰 등대가 남아 

근대의 상흔을 전한다.

가겟집들의 거리로 걷는다.

          


*1929. 10. 30. 나주역

  11. 3 광주학생독립운동 진원지




(구 나주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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