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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Oct 29. 2022

보리수와 탑

드로잉- 장성 백양사

백양사 가는 길

빈 나무가 서 있다.

하나의 켜 밖으로 나아가며

안을 비운다.


쌍계루에 이른다.

포은 정몽주 시를 남기니

'노을에 저무는 산과

달빛 흘러 돌아 맑은 가을 물'이라.

다리 지나 일주문 넘어

보리수가 잎을 떨군다.

나무 아래 길 찾으니 여덟의 바른 길.

지혜의 언어를 비친다.

산사에 머무는 이들

손 모으고 석탑을 돌아 걷는다.  


물소리 낮게 울리고

백양꽃이 무리 지어 피었다.

여름 잎 지고 붉은 송이 잎을 바라니

'이른 가을의 그리움'이라.*


*백양꽃의 꽃말




(장성 백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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