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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왕 Feb 20. 2023

퇴사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입사를 하다

[15화] 2020년대 조직 사회가 마주하게 될 기본적인 생각의 변화 ①

오늘은 가볍게 조금 옛날이야기로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때는 1998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IMF 경제위기로 휘청이고 떠들썩하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라서 당장 취업에 지장이 없을 나이였지만, 때마침 성장기였던지라 저와 친구들은 삶의 전체 여정을 기획하는 데 있어서 이 사건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당장 고1 때 문과냐 이과냐를 결정해야 할 때, 초기에 문과를 지원하던 제 친구들 대부분은 이과로 진로를 바꿨습니다. 이과로 진로를 바꾼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이과를 가야지 그나마 취업이 된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IMF 경제위기로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선배들과 부모세대를 본 우리들의 차선책이었죠. 예전처럼 '평생직장은 어렵게 되었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비록 문과를 선택하긴 했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친구들과 같았습니다.


이러한 선택의 바탕에는 "적어도 회사에서 10년은 다닐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정년 따위는 바라지 않지만, 어느 정도 실력을 길러서 독립을 할 수 있는 10년 정도의 시절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래서 저는 실제로 2007년에 회사에 들어갔고, (예상대로) 10년은 넘게 한 직장에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표 1] 각 세대(시대) 별 특징 비교 (1970~1990년대생/ 회사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하지만 2008년에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마저도 '중장기 근속 계획' 마저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TV를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유는 "입사 한지 얼마 되지 않는 신입사원 마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라는 뉴스를 봤기 때문입니다. 그 지독한 IMF라도 중간관리자 이상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는데 말이죠 (*신입사원 채용 취소 제외) "사람이 미래다"라는 문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한 그룹에서 신입사원 명퇴로 논란이 되기로 했죠.


결국,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 낸 것이 2010년대 정점을 찍었던 <공무원 열풍>입니다. 2020년대에 들어와서 공무원 열풍이 식었다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지만, 2010년도 중후반까지 공무원 혹은 공기업의 인기는 뜨거웠습니다. 2017년도에 20대 친구들에게 들었던 다음과 같은 소문이 이를 반증하죠. "매일 아침 노량진에 가면 두 개의 줄을 볼 수 있다. 하나는 공무원 수업을 듣기 위해 선 줄, 또 하나는 공무원 학원을 등록하기 위한 줄이다"


그렇다면, 2023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사회로 진출하게 될 2000년대생 친구들이 안고 있을 기본적인 생각은 무엇일까요?


2013년 M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관상특집에서 광대 역할을 맡게 된 노홍철 씨가 길거리에서 시민을 만나 길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해당 장면에서 (프로그램 설정상) 현대인을 처음 만나게 된 광대는 그에게 “실례지만, 직업이 뭐요?”라는 물었고, 그는 “회사원이요"라고 대답하죠. 그러자 회사원이란 단어를 처음 들은 광대는 “회사원이 뭐요?.. 계급으로 따지면, 천민이냐.. 양반이냐..”라고 묻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짤막하고 간단하게 답을 하지요. “노비요”


빙빙 돌리지 말고 결론을 말하겠습니다. 앞으로 직장의 세계로 들어올 새로운 세대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직장을 다니지 않는 것(혹은 그만두는 것)입니다.


[표 2] 각 세대(시대) 별 특징 비교 (1980~2000년대생/ 회사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그 이유는 모든 분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회사라는 조직에서 근무를 해서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대에 회사 월급을 통해서 부자가 되기는 커녕 집 한 채 사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에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야~ 회사를 좋아서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어?" "수십 년 전에도 어차피 서울에 있는 집은 회사 월급으로 살 수 없었어"와 같이 말이죠. 그런 반론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2000년 대생들이 성장기에 겪은 가장 큰 사건이 하나 변수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부동산, 주식과 같은 자산이 폭등한 것이죠. (물론 2023년에 부동산 등이 하락 위기에 처해 있지만) 자산의 폭등을 미리 성장기에 경험한 세대에게, 지금의 근로소득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 코인, 부동산이 떨어진 상황에서 월급이 다시 "원화 채굴"이라고 불릴 정도로 각광을 받는다곤 하지만, 구조적으로 회사에서 받는 월급은 지속성에서 한계를 나타낼 수밖에 없습니다. 1차적으로는 (국가에서 정년 연장을 논의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직장 근속 연수는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월급이 장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고, 추가적으로는 공무원 연금이 개혁되고, 국민 연금 또한 빠진 소진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노후 대비에도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무원은 '관노비'일뿐이고, 대기업은 '대감집 노비'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회사는 100세 사회로 불리는 장수 트렌드와 전혀 맞지 않는 근무 형태가 된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사라는 행위는 퇴사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관문에 불과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모두가 회사를 다니기 싫다는 본능"을 넘어서, 미래 세대에게는 회사 생활이 더 이상 기본 선택지가 아니게 되었다 점이 중요합니다.

최근, 연/고대 합격생 특히, 일부 반도체학과 같이 취업 자리가 보장되는 학과에서도 등록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는 놀라운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 이는 "기업의 취업이 보장되어 있다"라는 자체가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학과 차원에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은 "의대"  뿐입니다. 길게 보더라도,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밖에 없죠.


이러한 현실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앞으로 몇 차례 더, 기본적으로 회사 생활을 보는 관점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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