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글쓰기 모임인 한쪽클럽의 오랜 멤버이시자 은근 의지하고 있는 심리적 동료(?)인 작은물방울 님이 멀리 양평까지 만나러 와주셨네요. 제가 일하는 카페 로스팅타이거에 들러서 커피도 한 잔 하시고,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반갑게 수다를 떨었습니다.
안 그래도 최근에 반가운 소식이 있어서 궁금했던 참이긴 합니다. 얼마 전에 책 출간계약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콘텐츠가 워낙 풍부한 분이라, 그 많은 이야기 중에서 어떤 주제로 어떤 책을 쓰시려는지 궁금했습니다. 남의 출판사 일이라 나름 상도덕을 지켜야 할 것 같아서 자세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출판사를 만나서 잘 이야기하신 것 같았습니다. 방향성도 점점 구체적으로 잡아가고 계신 듯하고요.
오랫동안 글쓰기 모임에 함께 해주셨는데, 제 의견을 솔직히 말씀드리면 작은물방울 님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좀 있습니다. 콘텐츠가 너무 많은 게 문제랄까요. 쓸거리를 무척 많이 가지고 계신데 그중 하나를 뾰족하게 밀고 나가지 못하는 분입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이것저것 조금씩 계속 쓰고 계실 뿐.
게다가 기본적으로 선한 성격이시라 그런지, 책을 써서 유명해지겠다는 세속적 욕망도 없지죠. 세속적 욕망이 뭡니까,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어서 글을 쓴다는 사람인데요. 사실, 세속적 욕망이 강렬한 사람일수록 작가나 강사로 빠르게 성장합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도 대중을 상대하는 일종의 콘텐츠 장사인데,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는 사람은 아무래도 독하게 나아가는 사람과 상대가 안 되거든요.
절대 비하하려는 게 아닙니다. 항상 말씀드리잖아요, 글은 팔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겁니다. 독하지 못한 사람, 욕망이 크지 않은 사람, 그래서 이것저것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면서 말랑하게 살아가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실력과 상관없이 스스로를 잘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이런 말을 제가 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저는 작은물방울 님이 멋있습니다. 끊임없이 글을 쓰고, 다양하게 도전하시니까요. 글을 써서 유명해지겠다는 욕망 대신, 자신의 만족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그리고 조용히 글을 쓰는 사람. 어제도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글쓰기가 정말 좋아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러니까, 별다른 대가 없이 그냥 좋아서 글을 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돈 안 되는 일은 내다버리는 게 당연한 요즘 세상에 그런 마음을 지켜가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현실과 타협하는 게 어른의 세계라고 생각하지만, 혹독한 현실에 맞서 소중한 것을 포기하지 않는 건 더더욱 어른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지어 물질적 대가를 기대하지 못하는 일인데도 말입니다.
물론 모를 일이지요. 글쓰기를 향한 작은물방울 님의 열정이 엄청난 물질적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쩌면 베스트셀러 작가님의 데뷔 전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행운아가 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것들을 떠나서 그냥 응원하고 싶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글쓰기에 도전하고 꾸준히 방향을 찾아가는 모습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멋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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