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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임 Mar 24. 2021

소금쟁이의 착지

채식을 하는 사람들, 유기견을 구하는 사람들, 돌고래를 보살피는 사람들.

주로 작은 것들을 향하는 시선들.

미미한 움직임이나마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것을 가슴에 또렷이 획을 그어가며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은 어떤 공통의 연결고리로 점철된다.

선한 결심은 또 다른 선한 결심을 불러와 가지처럼 뻗어 나간다.

이들이 일으키는 물결은 남들이 알아채지도 못할 만큼 잔잔하면서 사적이고, 이따금 실패를 거듭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다른 누군가에게 인상적인 무언가를 남기고야 만다.

그렇게 다른 누군가의 가슴에 또 획이 하나 생긴다.

때론 그 미약함을 조롱하는 시선에, 나와 다름을 질타하는 언어에 상처받지만, 결코 그들에 회유되는 일은 없다.

내 행동의 결과가 작든 크든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켜내는 꾸준함은 말뿐인 비관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이런 종류의 미미한 파동에 파도만큼의 의미를 둔다.

오히려 세상은 이 미미함으로 인해 변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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