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지 딱 2주가 지났다.
지난주는 국내로 휴가를 다녀왔고
이번 주는 정말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칩거 아닌 칩거 중이다.
근데 정말 무섭게도
이번 주가 되자마자 잠을 쉽게 잘 수가 없었다.
슬금슬금 떠오르는 불안과, 생각과, 나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는 나 자신의 외침.
무수한 생각의 파편 속에 파묻히다가 결국에는 아파서 끙끙 앓아버렸다.
두 달 정도는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
2주 만에 이렇게 불안해질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심지어 퇴사처리 전임)
머리만 대면 잠들던 나였는데, 멜라토닌을 먹어야 잠이 들고
잠들어도 일찍 일어나기 일쑤.
이렇게 있다가는 결국 예전에 퇴사했을 때의 내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자격증도 취득하려고 시험 접수 해놓고 책을 이제야 펴본다.
생활 패턴이 고정적이던 게 한순간에 풀려버리니 나도 계속 풀리고 기분도 처지고..
악순환이 패턴화가 돼버릴까 봐 제일 걱정이다.
정말로, 디자인이 싫어서 관둔 걸까?라고 묻는다면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뭘 하고 싶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건지.
그냥 막연히 디자인만, 지금 회사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과
당장 내가 숨쉬기 힘들고, 몸이 안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결정적으로 퇴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건데?라고 물어본다면
아무런 대답도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쉴 수 있는 게 살면서 몇 번이나 되겠냐.라고 한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본인을 믿지 못하고 부정적인 측면으로 보는 게 강하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매일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불안과의 싸움이고.
‘할 수 있다 ‘와 ‘할 수 없어 ‘를 외치는 나를 동시에 발견하는 느낌이란.
내 미래를 아는 누군가가, 먼 훗날의 내가 내 꿈에 나타나서
너는 이렇게 살아야 해, 그때 그 선택을 하면 안 됐어. 등의 조언과 예언을 해준다면 인생이 한결 편했을 텐데 라며
오늘도 쓸데없는 생각이 +1 추가되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라며.
오늘은 부정적인 내가 심술을 부리고 있을지언정
내일은 긍정적인 내가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칠 수도 있으니.
유연한 마음 가짐으로 잘 쉬는 법부터 연습해야겠다.
부디,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가지기를..